"신혼 부부입니다. 연애시절엔 그렇게 친절하고 자상했던 그 이가 신혼여행에 돌아오자마자 컴퓨터에 매달려 대화도 건성으로 합니다. 인터넷 게임에 거의 미친 사람처럼 중독돼 주말엔 2~3일씩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연락도 안됩니다. 심하게 싸우고 나면 신기하게도 며칠 게임을 중단했는데, 며칠 전 직장에서 회식하고 돌아온 뒤 다시 PC방으로 사라져 연락이 안됩니다.”
"남편은 영업사원인데 회사 일은 뒷전이고 아침부터 PC방에서 항상 게임 중입니다. 퇴근하면 가족은 쳐다보지도 않고 새벽까지 게임만 합니다.”
인터넷 게임을 병적으로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면서 이혼이나 가정 파탄에 이르는 부부가 늘고 있다. 인터넷 게임에 빼앗겨 고립감과 대화 단절에 빠진 '사이버 미망인'이 됐다고 호소하는 주부들이 아우성이다.
그러나 인터넷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환자들이 병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현재 정신과에서는 이를 충동조절장애, 강박장애,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중독은 현실세계에서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쉽게 빠진다. 우울하고 내성적이거나 자신감이 부족한 성격일수록 사이버 공간에 탐닉하는 경향이 많다.
중독이 심해질수록 성적이나 업무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심한 경우 본인도 모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동작을 보이거나 손 떨림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고, 인터넷을 못하게 하면 폭력성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시간지각 왜곡현상'을 겪기도 한다. 접속한지 몇 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몇 시간이 훌쩍 지나버리는 것이다.
인터넷 중독을 치유하려면 주변의 가족이나 동료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조기에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독자 자신과 그를 둘러싼 직장과 가정 내의 문제를 파악해 '무엇때문에' 사이버 세상에 몰두하게 만드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생각해 인터넷 접속시간이 길다 싶으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현실 세계에서 여가활동을 즐기고 교제의 폭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동인(정신과 전문의ㆍ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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