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에 나는 나물이나 논밭에 재배하는 농작물이나 사람이 그것을 거둬들이는 방법은 각기 다르다. 칼·낫·호미·괭이·갬대(나물 같은 것을 캘 때 쓰는 칼처럼 생긴 나무조각)·막대기 같은 도구를 이용하기도 하고, 맨손으로 거두기도 하는데, 맨손을 쓸때의 방법도 다양하다. ‘따기’도 하고 ‘뽑기’도 하고, ‘뜯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그걸 제대로 구분해 쓰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달래나 냉이·씀바귀는 호미 같은 것으로 ‘캐는’ 것이지만, 원추리·질경이·쑥 따위는 칼 같은 것으로 밑동을 질러 연한 잎부분만 들어낸다. 또 부추나 미나리 같은 것은 낫으로 벤다.(미나리는 요즘 무논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기 때문에 ‘뽑아서’ 출하하기도 한다.)
무·배추는 맨손으로 ‘뽑고’, 양송이·느타리·석이 등 버섯류는 ‘따고’, 배게난 채소는 ‘솎아’ 낸다.
그런데, 언제가 강릉 앞바다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으로 민간인 몇 명이 희생되었을 때, 그 사건을 보도한 신문방송들은 하나같이 ‘송이 채취를 나갔던 부락민이……’라고 했다. 물론 ‘채취’란 어디다 갖다 붙여도 되는 한자용어지만 왜 하필이면 이런 용어를 썼는지 궁금한 적이 있다.
혹시, 송이는 캐는지, 따는지, 뜯는지, 뽑는지를 잘 몰라서 그런건 아닐까도 싶지만, 자연송이는 긴 막대기로 뿌리부분 둘레를 깊이 찔러서 주의의 흙을 돋우어 전체가 조금도 손의 힘을 받지 않게 하여 가볍게 들어낸다. 그러니까 엄밀하게 따지면 캐는것도, 뽑는것도, 따는것도, 뜯는것도 아니지만, 그 지역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송이 따러간다.’고들 한다.
그리고 고사리는 ‘끊는것’이 아니고,‘ 꺾는’다고 해야 옳다. “꺾자 꺾자 고사리꺾자. 제주도 한라산 고사리 꺾자”라는 강강술래 노랫말에도 나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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