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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문화 '판' 사람과 사람] 성악가 김성민씨

"365일 일할 수 있었기에 행복한 한해였어요"

“하루 일과를 정리하기도 벅찰 만큼 바쁜 한 해였습니다.”

 

평일에 두번, 종일 교단에 서는 시간을 빼고는 거의 공연 준비로 쉴틈없이 한 해를 보냈던 성악가 김성민씨(37·베이스 바리톤). 광주대와 서해대 강사로, 무대에서는 화려한 주역으로 맹활약 중인 그는 언제부턴가 호남오페라단 홍보실장으로 불리며 오페라단 일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요한 루갈다’와 ‘라보엠’ 등 유난히도 대형 무대가 많았던 호남오페라단의 올해. 김씨도 숨가쁜 한해를 보내야 했다.

 

“불황 여파로 성악가들 조차 무대에 설 기회가 좀처럼 많지 않았던 해였어요. 이런 상황에서 대형 무대에 잇따라 설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나 다름없죠.” 늘 겸손하면서도 성실함을 잃지 않는 그는 ‘준비된 성악가’로서 일찌감치 ‘바쁜 한해’를 기약했었다.

 

올 초 찾아온 뜻밖의 외국 독주회 무대는 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에 불씨를 지폈다. 지난 2월 이태리 톨파의 코뮤네 극장에서 독창회를 갖게 된 그는 오랜만의 외국 방문길에 로마 아레나음악원에서 한달간 연수과정을 밟았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그라쯔 국립음악원에서 독일가곡과 성가를 전공했던 그에게 이태리 음악은 또한번 넘어서야할 새로운 영역이자 도전이었다.

 

“무대 활동에 매진하고 후배들을 양성하려면 꾸준한 자기개발이 필요한 법이죠. 자신을 돌이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뒤를 잇는 ‘무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호남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쌍백합 요한 루갈다’에서 유항검과 유지춘 역을 맡은 그는 공연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 8월 이태리 천재작곡가인 ‘페르골레지’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영리한 시골소녀’의 주역으로 캐스팅돼 서울 무대에 섰다. 페르골레지 페스티벌에서 이틀간 ‘원 캐스트’로 활약하면서 찬사를 받은 그는 내년에도 주역을 제의받았다.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연일 강행군이 이어졌지만 보람찬 나날이었죠. 자신감도 생기고 무대 욕심도 생기고….”

 

요한 루갈다를 마치고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고창 영선중학교와 부안 백산 중·고등학교에서‘동녘 갈라 콘서트’로 예외 없이 분주한 연말을 보내야 했던 그에게 한 해가 저무는 12월, 호남오페라단이 한국-이태리 수교 1백20주년을 기념한 ‘라보엠’은 특별한 공연이었다. 4일간 이어진 라보엠에서는 주역들이 번갈아 무대에 섰지만, 그는 4회 공연 무대에 출연했다. 철학자인 콜리네 역을 ‘원 캐스트’로 맡기에는 무리가 없지 않았지만 ‘욕심을 부린’ 무대였다고 말했다.

 

“얼마나 무대에 설 수 있을지 한번쯤 한계에 봉착해보는 시도가 필요한 것 같아 도전해본 기회였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 명의 출연진이 아쉬운 오페라단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의리파’로 통하는 그는 라보엠을 끝낸 직후에도 휴식도 마다한 채 전남·북 8개 지역을 순회하는 (사)빛소리 오페라단의 ‘마술피리’에 합류, 한해 공연을 마무리했다.

 

전공가 중심의 난해한 작품보다는 대중과 함께하는 무대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는 그는 우리 가곡만으로 꾸리는 독창회를 내년 쯤 가져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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