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동하면 외설이고, 마음이 동하면 예술’이라고 했던가.
인생의 무게를 옷과 함께 벗어던진 모델과 모델의 몸 구석구석을 훔쳐내는 작가의 크로키는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이다.
‘2005 공개누드크로키’가 28일 오후 5시 30분 민촌아트센타에서 열렸다. 민촌아트센타와 전북누드작가회가 1996년부터 10년째 이어오고 있는 누드크로키 현장에는 올해도 400여명이 몰렸다.
올해 초대된 모델은 남·녀 모델 2명. 여자의 몸은 부드러운 선의 유희며, 남자의 몸은 꿈틀대는 근육의 힘이다. 삶의 희노애락을 표현하는데 있어 인체의 아름다움은 가장 적합한 대상이다.
모두가 숨죽이는 시간, 들리는 것은 종이 위를 재빠르게 지나가는 스케치 소리 뿐이다.
분 단위에서 초 단위로 속도감이 붙자 작가들의 손끝은 모델의 뒷모습을 급하게 뒤쫓아간다. 하나의 몸은 수백개로 재구성된다. 붓, 연필, 콘테 등 각자 자신있는 도구들을 들고나왔지만, 끝끝내 모델을 잡지 못한 이들도 있다. 잡힐 듯 달아나는 모델의 포즈는 완벽한 예술을 탄생시키기 위한 작가의 간절함이기도 하다.
공개누드크로키에 앞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이창규 원광대 교수는 ‘누드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교수는 “그동안 누드에 대해 관능적 차원에서의 편견이 있었지만, 인체의 누드는 관능적 눈이 아닌 심미적인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막한 ‘제10회 누드크로키전’은 6월 7일까지 민촌아트센타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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