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진연못의 단오놀이를 부채에 그려넣는 고사리손, 머릿결이 곱고 부드러워 진다는 소리에 창포 끓인 물에 머리를 감는 아가씨들, 찐 수리취잎과 멥쌀가루를 반죽해 수레바퀴 모양 떡살로 수리취떡을 찍어내는 아주머니들….
여름이 시작된다는 단오지만, 비가 그치고 난 뒤 찾아온 11일 전주의 단오(음력 5월 5일)는 한여름처럼 무더웠다. 곳곳에서는 갖가지 민속놀이와 전통공연, 체험행사 등이 펼쳐져 세시풍속의 멋과 맛을 전했다.
연잎 향이 그윽한 덕진공원에서 열린 전라세시풍속보존회 ‘전주 단오제’는 올해 별신굿 견훤대왕제와 함께 열려 특별한 볼거리를 선물했다. 전주의 안녕과 번영을 비는 제사를 시작으로 단오첩 부채그리기, 창포물에 머리 감기, 단오날 부채 나누기, 단오음식 나누어 먹기, 그네뛰기, 줄넘기 등 단오제가 열렸던 옛 모습을 되살렸다.
‘여름을 여는 수릿날’로 단오 체험마당을 연 국립전주박물관과 ‘단오 전통문화축제’를 연 전주전통문화센터에는 가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운부적을 찍으며 소원을 기원하고 처음 맛보는 수리취떡과 시원한 오미자 화채는 더위를 날려버린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4호 강령탈춤과 전통문화센터 전속예술단 한벽의 창작타악은 신명나는 판을 이어갔다.
아스팔트 열기가 뜨거운 도심 속에서는 살랑살랑 바람이 불었다.
1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계속되는 ‘제2회 전주 단오 부채전’을 찾은 관람객들은 가로 2.7m 세로 3.5m 초대형 방구부채 앞에서 시원한 여름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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