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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 새날 연 도약의 땅 꿈의 날갯짓

도민에 열려있는 공간 도청 신청사

완주 송광사 일주문을 본떠 만든 청사 주출입구. 정면 저층에 '송곳니' 처럼 솟은 작은 원뿔탑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형상화한 것이다.../안봉주기자 안봉주([email protected])

기쁘고, 또 슬펐던 날들.

 

때론 덩실 덩실 어깨춤을 줬고, 때론 아쉬움에 아렸던 가슴을 부여 잡으면서도 애써 모른척했던 날들.

 

터와 함께 했던 그 기억들은 새로움으로 또하나의 역사를 시작한다.

 

전북의 중심, 아니 한때는 전라도, 그 멀리 제주도까지의 중심이었던 610년의 터.

 

전북의 심장이 다시 터를 잡아 날개를 편다.

 

‘새날’을 믿었던 도민들은 1일 아침 바로 그 새날을 맞는다.

 

이날 200만 도민은 힘껏 날아 오르는 날갯짓을 시작한다.

 

늘 오롯한 마음으로, 질기고도 세찬 기운으로, 그리고 ‘지긋한 힘’으로 한결같은 꿈을 가꿔왔던 전북사람들.

 

소외와 낙후의 응어리를 털고 일어나 꿈의 날갯짓을 시작한다-‘다이나믹 전북’. /

 

29일 오후 전북도청 신청사 엘리베이터가 2층에서 멈췄다. 할아버지와 40대 중반의 주부가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침묵 속에서 ‘몇층이 제일 높은가...좀 눌러 주세요’라는 할아버지의 말에 눈길이 모아졌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익산서 모처럼 전주 왔는데, 도민이라면 도청 청사 한 번 둘러봐야지. 제일 높은데 올라가서 구경할려니까”.

 

도청 청사가 제모습을 드러내고,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지 10여일이 지났다. 1일은 공식적인 개청식이 예정돼 있다. 신청사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짬을 내 둘러볼만하다. 신청사를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봤다.

 

30일 오전 7시. 며칠째 이어진 장맛비를 대신해 30일 아침해는 모처럼 환하게 전북도청 효자동 신청사를 비췄다.

 

18층 높이의 청사는 벌판에 서있다. 본격적인 출근에 앞선 이른 시각. 청사 정면 마당에서 갈 길을 잡았다. 울타리 없이 ‘도민에게 열린 공간’을 표방한 청사답게 마당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안마당 상징공간(도민광장과 의회광장)에는 우선 소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일년 열두달과 24절기를 상징하는 소나무 24그루. 전라북도와 가장 잘 어울리는 나무로 ‘소나무’를 선택하고, 또 상징적인 의미에 걸맞는 소나무를 찾아 강원도 고성에서 들여왔다.

 

정면을 바라보고 왼쪽 편의 도민놀이마당은 물고기 모양의 벽천연못, 그리고 잠자리 모양의 오작교가 단연 돋보인다. 물론 ‘물고기’, ‘잠자리’를 찾으려하면 안된다. 위쪽에서 내려다봤을 때의 형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벽천연못은 밤에는 분수와 조명이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600석 규모의 적당한 야외공연장은 야외결혼식장으로 이용될 계획이다. 결혼식장의 신랑신부 입장은 오작교에서 연출될 예정.

 

다시 청사 주출입구인 도민광장 앞.

 

전통적인 디자인을 살려 현대적 건축미로 살렸다는 안내자의 말. 좀처럼 ‘전통, 현대’의 맛을 찾아내긴 어렵다. 설명이 이어졌다.

 

건축물의 창문을 안정감 있는 한옥의 창살문양, 청사동과 대강당동의 연결통로는 대나무를 형상화했다.

 

청사 정면의 주 출입구는 완주군 소양면의 송광사 일주문을 본떠 만들었다. 정면 저층에 ‘송곳니’처럼 솟은 작은 원뿔탑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을 형상화한 것으로 도정홍보관으로 활용된다. 의회와 대강당 지붕은 도자기에 달(月)을 담은 형상을 표현했다는 것.

 

긴 설명이 이어지고서야 ‘숨은 그림찾기’에 대한 답이 나왔다.

 

1층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IBS운영센터. 지하 2층, 지상 18층의 매머드급 빌딩이 이곳에서 원격조정된다. 인공지능형 빌딩인 신청사의 두뇌와 같은 존재.

 

1층은 민원실과 은행 등이 들어서 있다. 갤러리 운영을 앞두고 막바지 내부공사와 전시준비로 여전히 분주하다. 1층 현관과 3, 4층에는 실내정원이 제법이다. 문턱높은 관공서 대신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는 데 한몫하고 있다. 키작은 대나무와 산호수, 벤자민 등 관엽식물이 식재돼 있다. 의회동을 잇는 통로도 녹색공간으로 마련됐다. 저층부 5층 옥상에는 아예 200평 규모의 초록뜰이 있다.

 

4층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따라 10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강당도 화려하다. 행사를 위해 1, 2청사에서 옛 전북예술회관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됐다. 각 층마다 크고 작은 회의실이 있어 행사 때마다 호텔 연회장을 빌려쓰던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도지사실(4층), 실·국장실(3층), 일선 실과(5~17층) 모든 공간이 구 청사에 비해 넓고 쾌적했다. 의회청사는 3층에 본회의장 및 의장실, 4층에 의원 개인사무실 및 방청석을 갖췄다.

 

엘리베이터로 오른 18층은 모악산이 손에 잡힐듯하다.

 

그러나 신청사 멋은 역시 밤이다.

 

‘아름다우면 용서가 되는 것일까?’. 야간조명으로 돈을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은 실제 풍경을 보면 그말이 쏙 들어간다. 야간 조명을 밝힌 분수대와 청사 건물은 환상적인 예술작품이다. 그리고 실제로 비용은 LED조명으로 저렴하다. 여름밤 쉴만한 휴식처로 새로운 명소가 될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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