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의 세계화는 두 가지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나는 수출을 통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식문화를 국제적으로 선양하는 것이다. 근년에 우리나라의 모든 분야가 글로벌화 되어 국가 간 교류가 일상화되면서 김치가 세계에 많이 알려지고 있다. 특히 식생활이 비슷한 일본에 수출이 많아 졌고 중국으로 부터는 역으로 우리나라의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서구에도 김치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양이 많지 않고 소비도 현지인보다 한국 관광객이나 현지 교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동양계가 구입하는 수준이다. 이와같이 서구에서 호기심 수준 이외의 김치 수용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김치가 서구인의 식생활과 잘 부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치는 쌀밥과는 잘 어울려지나 빵, 우유, 치즈와는 맞지가 않는다. 서구인들 음식에 동반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리고 냄새가 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 뿐더러 너무 강하다. 사실 마늘취, 발효취나 젓갈 냄새는 우리들도 별로 즐겁게 느끼지 않는 향이다. 매운 맛도 강한 편이다. 다음으로 맛과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같은 회사에서 만든 김치라도 한 두달 전 제품과 지금의 제품의 맛이 다르다. 배추, 고춧가루, 마늘 등 원부재료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치를 서구인을 포함한 세계적 식품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김치를 그대로 서구인들이 수용하기를 요구하기 보다는 그들의 입맛에 맞도록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먼저 서구인의 식생활이나 식단에 부합되는 동반식품을 찾아 그에 맞게 제품을 변형하거나 또는 식재료로 활용 될 수 있도록 김치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나 가공식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서구의 대표적인 음식인 프랑스나 이태리 음식의 요리 재료로 활용된다면 확산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동반 음식으로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품목은 대중 식품인 스파게티나, 피자 등이 있다. 동양에서는 이미 세계화 되어 있는 중국이나 태국음식의 요리 재료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연구해 볼 만 하다. 인구가 10억 가까이 되는 인도 요리에도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 다음으로 좋아하지 않는 냄새제어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과제로서 산학연이 협력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원부재료의 품질 일관성 확보는 원부재료의 재배 단계에서 해결이 이루어져야 하며 농촌진흥청 등에서 담당해 주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맛의 고장인 전북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품 가운데 하나인 김치의 세계화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강수기(한국식품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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