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영산강은 일본이 개칭 사수강·사호강이 역사적 이름"
“만경강과 영산강은 호남의 대표적인 강줄기입니다. 사람 이름과 땅이름, 강이름까지 바꾼 일제의 만행에 분노를 느끼면서도 지금껏 일제에 의해 강이름이 바뀌었다는 것 조차 모르고 있었던 우리 스스로 역사 단절 문제를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보 5월 26일자를 통해 ‘만경강과 영산강이 일본에 의해 개칭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던 조법종 우석대 교수(44)의 지적이 ‘광복 60년 바로알고 바로잡아야 할 일제 문화잔재’ 시민제안 으뜸상을 수상했다.
문화관광부 광복60주년기념 문화사업추진위원회는 조교수의 ‘만경강 영산강’을 비롯 총 45건을 시민제안 선정작으로 발표했다. 추진위는 “조교수는 일제 잔재가 강이름에도 많이 남아있음을 주목하고 강이름 개정 운동을 주창했다”며 “만경강·영산강이라는 익숙한 이름이 전통 지지류에는 나타나지 않는 일제 잔재임을 입증하고, 강이름 조사를 호남 전역으로 넓히고 나아가 전국에 걸쳐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함을 역설했다”고 밝혔다.
“일제가 식량기지정책을 실시하면서 ‘사수강’(泗水江)과 ‘사호강’(沙湖江)을 각각 만경현과 영산포구에 예속된 ‘만경강’(萬頃江)과 ‘영산강’(榮山江)으로 개칭해 현재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사수’는 유교문화와 관련해 조선 왕조 발상지이자 공자 학문의 모태지라는 의미를 담고있어 일본인들이 전주의 이미지를 폄훼하는 측면에서 이름을 바꾼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교수는 1870년대 제작된 ‘대동여지전도’에 현재의 만경강을 ‘사수’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1906년에 완성된 ‘증보문헌비고’가 만경강의 본래 명칭이 사수강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이름의 변화는 우리 역사의 단절이며 강에 담긴 무수한 역사적 전통과 의미를 단절시킨 행위입니다. 광복 60주년을 맞이해 지명 개정과 함께 강이름 개정 문제도 심각하게 논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조교수는 “이미 각종 공문서에 ‘만경강’ ‘영산강’으로 등록돼 있는 상황에서 개정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역사학자와 지리학자 등 인문사회 관련 전문가들로 팀을 꾸려 여러 자료들을 연구, 전국적으로 남아있는 일제의 잔재를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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