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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처럼 푸근한 모국 느꼈죠

100여명 전주 방문...한민족 정체성 배워

'광복 60년 기념 해외 교포 청소년 한국전통문화체험' 에 참여한 해외교포 청소년들이 비빔밥을 만들고 있다.../이강민기자 이강민([email protected])

무대 위로 뛰쳐나온 젊은이들은 쏟아지는 태양 아래서도 탈을 뒤집어 썼다. “왼쪽, 오른쪽, 위, 아래” 사방으로 흔드는 사이 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웃음은 흘러넘치고 몸짓은 살아있다.

 

강령탈춤을 배우고 널을 뛰고 투호놀이를 즐기는 것. 경기전에 서려있는 역사를 익히고 목판을 찍으며 완판본의 고장을 알아가는 것은 넉넉한 품으로 안아주는 푸근한 외갓집과 같은 모국을 느끼는 일이다.

 

16일 오전 경기전, 문화관광부가 진행하고 있는 ‘광복 60년 기념 해외 교포 청소년 한국전통문화체험’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100여명이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전주를 찾았다.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종민)이 마련한 전주에서의 4박 5일은 나의 뿌리인 한국과 나의 민족인 한민족의 정체성을 배우는 시간이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멕시코 등 8개 국가에서 찾아온 해외 교포 청소년들은 대부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들. 외국어와 전통예술에 재능을 가진 도내 대학생 20명도 이들과 함께 합숙하며 우정을 나누고 있다.

 

연변대 조선한국학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곽미선씨(26)는 사물놀이와 탈춤, 마당극 등 우리 전통문화를 되살리는데 힘쓰고 있는 연변대 학생동아리 ‘아리랑 민족사’를 자랑했다. 한류 열풍으로 중국 내 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생겨나고 있으며, 대부분 이 대학 출신들이 교원으로 취직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교포들과 한 조가 된 백사왕씨(우석대 한약학과3)는 “조국과 먼 땅에서 고려인이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어 통역을 맡게된 박준형씨(한국외대4)는 “교포 청소년들의 가치관은 이미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나라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시간이 더 지나면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도 있는 만큼 더 많은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닮은 얼굴들 사이로 간혹 띄는 낯선 얼굴들은 이미 많이 흘러온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까만 피부가 멕시코에서 왔음을 알려주는 안까를로스 두란고에스(아우또노마대1)는 “100년 전 증조부는 애니깽 농장의 고단한 이민자로서 삶을 살았다”고 말했다. 그는 증조할아버지가 현지 원주민과 결혼을 한 이후 겉모습은 한국인과 달라졌지만 스스로를 한국사람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인이란 뿌리를 지켜가고 싶은 것은 모두 같은 마음이다.

 

대학에서 사회교류를 배우고 있는 안까를로스는 “전공을 살려 한국과 멕시코 교류를 돕고싶다”고 했다. “음식과 언어, 풍습 등 중국 교포들 사이에는 이미 중국과 한국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는 이태호씨(연변대3)는 한국인의 민족성이 살아있는 한국문화를 중국에 있는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어했다.

 

19일까지 계속되는 전주 체험을 통해 이들은 임실필봉전수관과 금산사, 한옥마을, 팬아시아페이퍼, 전주천, 역사박물관 등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종민 단장은 “현재 살고있는 지역의 문화에 익숙한 나머지 우리 후손들이 우리 문화를 잃게 될까봐 걱정이 된다”며 “전통문화 체험을 통해 자신들의 뿌리와 정체성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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