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것은 직접비유로 속담과 같으나 그에 설화가 따르는 일이 많으니 그로써 고사성어적인 익은말로 취급한다.
이 익은말은 ‘달걀에도 뼈(鷄卵有骨)’와 같은 것이고, 또 속담의 ‘재수 없는 놈은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또는 ‘복 없는 가시내는 봉놋방에가 누워도 고자 곁에 가 눕는다’ 와도 같이 운이 따르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근원설화> 근원설화>
이에 해당한 이야기가 많지만 그중 성수패설(醒睡稗說) 중의 한 제목인 ‘신수불길(身數不吉)’의 이야기를 요약한다.
어떤 왕이 일반 사람들의 옷을 입고 민간의 형편을 살피려 다녔다.
하루는 왕이 비장(裨將)의 옷차림으로 무감(武監) 두어 사람을 거느리고 남산동에 나갔는데 어느 초가에 등불이 켜졌고 책 읽는 소리가 들려 그 집에 들어가 말하기를 우리는 순라군으로 하도 추워 들어왔다며 주인과 인사했다.
왕이 보니 책상에 책 한권이 있어 펼쳐 보니 글이 하도 좋아서 누가 쓴 것이냐고 물으니 자기가 쓴 것이라고 하였다.
왕이 이런 훌륭한 문장력을 가지고 어찌 과거를 보지 않았느냐고 하니 대답하기를 팔자가 기박하여 초시(初試)에 떨어지고 그 후 가세가 빈곤하여 허둥대다 이제는 쉰살이 넘었다고 하였다.
왕이 참으로 아까운 일이라며 내가 아까 길에서 들은 바에 의하면 모레 나라에서 황감과(黃柑科) 시험이 있다고 하던데 한번 나가 보라고 했다.
주인이 과거에 나갈 경비도 없어 그것도 어렵다고 했다.
왕께서 무감에게 돈 두 냥만 주라 하고 그집에서 나왔다.
왕은 돌아와 즉시 황감과의 시행 명령을 내렸다.
그날 과제는 전날 그 주인집에서 본 주인이 쓴 글 첫 장에서 냈다.
그러나 주인은 과거 전날 저녁에 먹은 음식으로 토사광란이 나서 정신을 잃고 눕게 되어 황감과에 나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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