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들은 외롭지 않다」정종환씨
“시를 쓰면서 마음의 즐거움을 느낀지 30여년이 흘렀습니다. 고립되지 않는 고독과 열정으로 살아가고 싶어 작품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섬들은 외롭지 않다」(다가서포)를 펴낸 정종환씨(45). 1990년 수십편의 작품을 모아 제본해 냈던 것을 제외하고는 첫 시집이다.
“문학수업을 정식으로 받지 않아서인지 방법론에 빠지지 않고 사실 속 진실을 포착해낼 수 있어요. 반면에 시에 기교도 없고 문학적 표현력도 부족해 좀 엉성한 느낌이 나지요. 그래도 진실을 섬세하게 표현하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습니다.”
술도 잘 못하고 아직도 학생들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그는 시도 무뚝뚝하다. ‘518은 815의 부정의 부정이다’고 말하는 ‘815와 518’, 할머니들의 반지를 몽땅 챙겨 도망간 청년 ‘IMF의 사랑법’, 직행버스에서 티켓다방 이야기를 하는 중학생 여자아이 ‘두 소녀’ 등 사회의 변화와 철학적 가치관이 자신의 생활처럼 담담하게 놓여져 있을 뿐이다.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그는 시에 어느 정도 문학적 가공이 필요하다고도 생각하지만 거기에 포인트를 두고싶진 않다. 정씨는 “객관적 사실을 포착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말했다.
원광대 철학과에 출강하며, 「열린전북」 편집장과 전북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자신이 소속돼 있는 홈페이지에 많은 글들을 올린다. 작품에 대한 기다림 보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더 중요시 하기 때문이다. ‘휴머니즘 이야기’ 연작 역시 인터넷에서 먼저 발표됐던 시. ‘인터넷 음유시인’이란 별명이 붙을만 하다.
‘어떤 시인은’이란 시에는 그의 지향점이 담겨있다. 눈빛이 아름답거나, 순수하다며 폼 잡거나, 양심을 팔아서 시를 쓰는 시인은 싫다. ‘어떤 시인은…’이란 마지막 시구처럼, 그는 ‘…’에 들어가는 시인이 되고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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