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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맛&멋] 맛있는 집 - 전주 송천동 '손가네 바지락 손칼국수'

국물 후루룩~ 추위야 가라!

손가네 바지락 손칼국수 정호충대표가 바지락 칼국수를 맛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몸은 움추러들고 마음은 허전한 계절,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는 때이다. 후후 입김불며 먹을때 온 몸 가득 퍼지는 열기는 지금 느낄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특히 비라도 주룩주룩 오는 날이면 뜨끈한 국물의 칼국수가 절로 생각난다. 칼국수는 싸고 푸짐해 서민들의 입맛을 살려주는 별미다. 닭칼국수, 팥칼국수, 김치칼국수 등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맛으로는 ‘바지락 칼국수’가 단연 으뜸이다. 흔한 재료에 단순한 조리법으로 바지락 칼국수를 선보이는 곳은 많지만 제대로 맛을 내기는 의외로 어려운 음식이다. 겨울의 문턱 전주 송천동 ‘손가네 바지락 손칼국수’(대표 정호충)에서 허한 속 든든히 채워보자.

 

가게에 들어서 주문을 하자마자 나오는 것은 꽁보리밥. 칼국수가 익을 동안 입맛을 돋우기 위해 나오는 전채음식이다. 보리밥에 생채를 넣고 고추장에 살살 비벼 먹으면 잃었던 입맛이 절로 살아난다. 기다리는 동안 배가 고플 손님들을 위한 주인장의 배려다

 

뒤를 이어 나오는 바지락 칼국수는 그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2인분을 주문했는데 세숫대야만한 그릇에 가득 담아 나온다. ‘다 먹지 못할 것’을 예상하지만 자꾸자꾸 손이 가는 건 시원하고 개운한 맛 때문이다.

 

“특별한 비결이 있는 건 아닙니다. 바지락 자체에서 시원한 맛이 나기 때문에 그것 만으로도 충분한 맛을 낼 수 있어요.”

 

1인분에 보통 80개가 넘게 들어있는 바지락을 까먹는 일은 만만치가 않다.

 

껍데기가 빈그릇을 가득 채우도록 먹어도 또 남아있는 바지락은 이집의 후한 인심을 알게 해준다.

 

“바지락은 바닷물에 담가 놓았다가 소금물로 빡빡 문질러 씻어야 해요. 그냥 물에 담가 놓으면 바지락의 은은한 향이 다 날아가 버립니다.” 처음에는 나쁜 바지락을 골라내는 게 힘들었다는 정호충 대표는 지금은 하루 800개가 넘는 바지락도 금새 나쁜 것을 골라낼 정도로 요령이 생겼다.

 

정호충 대표가 직접 반죽하는 면은 순수 밀가루만을 사용, 그만의 노하우가 있다. 국수공장을 하시는 분들도 와서 ‘면발이 끝내준다’고 칭찬했다니 그 노하우가 궁금하지만 그는 호탕한 웃음속에 입을 다물었다.

 

매일 아침 담근다는 김치 겉절이는 칼국수의 맛을 더욱 돋워주는 반찬. 자극적이지 않고 맵지도 않은 깔끔한 맛으로 사가지고 가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처음에는 그냥 조금씩 나눠 주었던 것이 너무 많은 손님들이 싸달라고 해 지금은 조금씩 팔기도 한다.

 

춥고 배고픈 날, 손가네 바지락 칼국수 한그릇으로 온 몸 가득히 따뜻함을 채워보자. 늦가을 찬바람이 하나도 무섭지 않다.

 

메뉴

 

바지락 칼국수 4,500원

 

고기, 김치만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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