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알쏭달쏭한 방정식
△오만과 편견(감독 조 라이트·출연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맥퍼딘·로맨스)
영국의 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 ‘오만과 편견’은 제목만으로도 편견을 갖게한다. 2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유효한, 남녀간의 서로 밀고당기는 사랑방정식을 유쾌하게 다뤘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는 ‘왠지’ 어려울 것같다. 그런 선입견을 깨고 책을 집어든 독자라면 ‘오만과 편견’이 시대를 초월한 ‘연애소설’이라는 걸 알게된다.
남자의 오만과 여자의 편견. 남자의 젠체하는 모습에 여자는 ‘아이고 또 시작이네, 지겨워’한다. 수많은 연인들이 사랑앓이를 겪으면서 맞닥뜨려야하는 장애물이다. 장애물을 슬기롭게 건넌다면 사랑의 결실이, 아슬하게 넘지 못하면 이별과 아쉬움만 남는다.
사실 ‘오만과 편견’은 명성 만큼이나 여러번 드라마로, 영화로 옷을 갈아있었다. 24일 간판을 내건 ‘오만과 편견’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제작사와 진주처럼 빛나는 여주인공 때문이다.
영국의 로맨틱코미디 명가 워킹타이틀이 영원한 사랑방정식에 다시 도전했다. 고전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고, 여기에 워킹타이틀 특유의 감성으로 꼼꼼히 수를 놓았다. 제인 오스틴의 또다른 소설 ‘엠마’와 ‘오만과 편견’의 20세기버전인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영화화했었던 워킹타이틀은 내친김에 200년전의 사랑이야기를 꺼내 들었다.
1800년대 영국은 딸에게는 재산을 물려주지 않는 대신, 돈많은 남자에게 시집 보내는 일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겼다. 하지만 딸부잣집 베넷 가문의 둘째딸 엘리자베스는 ‘결혼은 조건보다는 사랑하는 사랑과 해야한다’는 ‘발칙’한 생각을 가진 발랄한 처녀. 돈많고 지적인 남자가 청혼을 하지만, ‘오만한 당신, 속물이야’하면서 거절한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면서 사랑을 얻는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유독 키이라 라이틀리가 빛난다. 아름답고 당당한 모습의 그는 영화속의 리지를 빼닮은 듯 성숙함과 풋풋함을 번갈아 내뿜으며 스크린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지금까지의 워킹타이틀표 로맨스영화처럼 ‘오만과 편견’도 첫만남의 설레임-오해와 갈등-실연-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충실히 밟아간다, 하지만 딱히 흠잡을데 없는 영상미학과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흐뭇한 미소가 가시지 않는다. 19세기 초 영국의 풍경을 옮겨놓은듯한 영화속의 거리풍경, 당시를 재현한 가구와 의상 등만 봐도 ‘왜 영국영화가 세계영화계를 호령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주고도 남는다.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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