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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기르는 법은 고추한테 배우고"

귀농부부 장영란·김광화 '아이들은 자연이다'

‘딸 정현이와 아들 규현이를 데리고 서울을 떠나 1996년 산청에서 간디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 1998년에 무주로 옮겨왔고 산골 생활에 자리가 잡힌 2001년 봄,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지내기 시작했다. 지금은 네 식구가 하루 세끼를 함께 해 먹으며 복닥거리며 살고 있다.’

 

김광화(49) 장영란(47) 부부의 담담한 소개가 특별할 것도 없을 것 같지만 식구가 함께 공부하고 일하는 하루하루,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들농사, 자식농사가 어느 정도 자리잡혀 갑니다. 서울을 떠나 산골에서 농사짓고 거기다가 아이들마저 학교에 보내지 않고 살아오면서 우리 삶을 긍정하고 가꾸기 위해 틈틈이 글을 썼습니다.”

 

“생명의 본성을 살리는 교육이 무엇인지, 나아가 사람이 살아가는 근본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싶었다”는 부부는 “이 책이 셋째 아이 같다”고 말했다. 귀농부부 장영란·김광화의 아이와 함께 크는 교육이야기 「아이들은 자연이다」(돌베개). 아이들과 자연 속으로 들어와 엄마 노릇, 아버지 노릇한 이야기를 풀어쓴 것이다.

 

“처음에는 각자 자유롭게 글을 썼는데, 아이들 자라는 이야기를 책으로 묶으려고 보니 글이 반쪽이었어요. 부부가 자식을 함께 낳듯 아이를 키우는 일도 한마음 한뜻이면 얼마나 좋겠냐는 생각으로 책이라는 자식을 함께 낳기로 했죠.”

 

글을 함께 엮는 과정에서 부부는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좀더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쓴 글을 아이들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하고, 아이들이 고치라고 하면 거부감없이 받아들였다. 이들은 “과정 하나하나가 우리 자신을 거듭나게 했고 오히려 아이들이 우리를 따뜻하게 잡아주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아이 교육에 대한 거창한 철학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아이를 직접 가르칠 만큼 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지도 않습니다. 다만 농사를 지으며 생명 본성에 대한 믿음이 커졌고, 모든 생명은 자기 삶을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본성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고추는 고추대로, 벼는 벼대로…. 그 본성을 알아채지 못하고 사람 욕심대로 했다가는 농사를 망치기 십상이다. 부부는 “고추 기르는 법은 고추한테 배우고, 오리 기르는 법은 오리한테 배우는 게 가장 좋다”며 “부모 노릇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배우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산골에 살면서 배운 부모 역할을 돌아본 ‘자연스러운 부모 노릇’을 시작으로 책은 이들 가족 안의 두려움과 상처를 들여다 보고 치유하는 모습을 담고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를 극복하고 자연스럽게 살고싶어하는 몸부림은 ‘지식공부’ ‘몸 공부’ ‘일’이라는 세가지 주제로 나눠 정리했다. 아이들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싶어 부록에는 딸과 나눈 대화도 실어놓았다.

 

봄이면 산개구리가 울고 여름밤이면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무주 산골.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궁금하다면, 이들이 운영하는 홈페이지 ‘자연달력’(www.nat-cal.net)에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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