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거 출전에 중견 국악인들 출전 꺼려...대회 권위 어쩌나
전주대사습놀이 참가자들의 기량이 해를 거듭할수록 퇴보하고 있다는 게 국악계의 중론이다. 심사위원들은 올해도 20대 젊은 국악인들이 대거 참가하면서 상대적으로 대회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심사위원은 “국악이라는 게 세월의 공력을 무시할 수 없는데 참가자들이 젊어지면서 대회의 질도 하락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젊은층의 참가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중견 국악인들이 출전을 꺼리는 반작용이 일어나 대사습의 질적 하락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다른 심사위원은 “젊은 국악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국악계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대사습대회와 관련해서는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악인들은 대사습을 일반부와 명창·명인부로 이원화하거나 연령제한을 두는 것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대회에 무용과 판소리부문에 40∼60대의 중견 국악인들이 참가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올해 대회는 부문별로 기량차이도 컸다는 평가다. 무용과 민요 가야금병창 등은 참가자들의 실력이 예년수준을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판소리와 기악부문은 평년작 이하였다는 평이다.
조상현 심사위원장은 “국악인구는 늘지만 기량은 하향평준화되고 있는 것이 국악계의 전반적인 양상”이라며 “본선대회 전 심사위원들이 대사습대회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실력이 부족하다면 장원을 내지 않기로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대사습 장원을 가리는데 더욱 엄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사습 전국대회와 학생대회를 통합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관심을 집중화시켜 축제분위기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반대회 역시 출전자 스승은 심사위원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대회가 방송으로 중계되면서 경연보다는 방송중계 편의를 더 고려했다는 불만이 팽배했다. 대회가 열린 화산체육관도 대사습경연장으로 적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며, 명창부 장원자에게 입혀진 의관도 소리꾼과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또 특정 부문 수상결과를 놓고 대회전부터 이미 장원이 결정됐다는 이야기가 나돌아 심사관련 잡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 수상자
△판소리 명창=장원 고향임(대전) 차상 정의진(서울) 차하 김명남(서울) △농악=장원 수원 재인청농악(경기도 수원) 차상 대불대 전통연희학과(전남 영암) 차하 서울예대 국악과 예사당(경북 안동) △기악=장원 김용수(서울) 차상 한림(서울) 차하 박제헌(경기도 하남) △무용=장원 강윤나(경기도 고양) 차상 문숙경(서울) 차하 이현희(광주) △가야금병창=장원 최민혁(서울) 차상 이영희(경기도 고양) 차하 차수연(경기도 의정부) △민요=장원 강효주(서울) 차상 김영미(경기도 고양) 차하 고금성(강원도 원주) △시조=장원 허화열(경주) △판소리 일반=장원 전지혜(나주) △궁도=장원 김창수(전남 고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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