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 '공필두'
공필두(감독 공정식·출연 이문식 김유미 변희봉·코미디)
왠지 친근하다. 순창출신 이문식의 첫 단독주연작인데다, 영화의 배경이 군산이다. 조연급 조연의 대명사 이문식이 누구인가. 한때 회자됐던 “한국영화를 크게 분류하면 ‘그가 나오는 영화’와 ‘그가 안나오는 영화’가 된다”는 우스갯소리 처럼, 감초연기의 최전선에 서있다.
‘봄날은 간다’‘달마야 놀자’‘공공의 적’‘라이터를 켜라’ 등을 거쳐, 지난해 전국관객 300만명을 끌어모았던 ‘마파도’이후 두번째 주연을 맡았다. ‘마파도’에선 이정진과 함께 투톱이었지만, ‘공필두’에선 원톱이다.
‘공필두’는 갈 데까지 간 소심한 형사의 고군분투기다. 국가대표 레슬링선수 출신으로 경찰에 특채된 공필두. 하지만 수사감각 제로의 오명을 씻지 못한채 서울에서 군산으로 좌천된다. 어쩌다 금괴밀매사건의 누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영화에선 공필두외에 만수파 행동대장 태곤(김수로), 그의 애인 민주(김유미), 민주와 하룻밤을 보낸 홈쇼핑모델 용배(이광호), 용배를 뒤쫓는 사채업자 천사장(김뢰하), 금괴를 찾는 만수파 보스(박정학)와 그를 추적하는 강검사(유태웅), 경찰관이 꿈인 중국집 배달소녀(최여진) 등이 등장한다. 이외에도 김수미, 변희봉, 김갑수 등 내공이 녹록지않은 중견배우들이 한자리에 선다. 한마디로 정신이 없다. 얼핏 다양한 인물들이 갖가지 소동을 일으키다 단번에 해소되는, 소동극처럼 보인다.
하지만 유쾌하기보다는 혼란스럽다. 개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난다긴다하는 개성파 배우들이 현란한 개인기를 자랑하지만, 이를 촘촘히 엮는 큰틀이 허술해보인다. 특히 단독주연이 부담스러웠는지 이문식이 조금은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에피소드가 연신 웃음보를 터트리게 만든다. 공필두가 빗물에 불은 자장면을 먹다 배탈이 나서 현금출납기 앞에서 ‘큰일’을 보고, ‘큰일’봉지를 날치기당하는 등 소심한 공필두의 수난이 잇따른다. 욕설과 화장실유머로 채워진 ‘소품코미디’수준이지만, 킬링타임용으로는 손색이 없다.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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