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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딩 서정주 유고 첫 출간

한시 번역집 '석전 박한영 한시집'

미당 서정주(1915-2000)가 생전해 번역해 놓았던 '석전 박한영 한시집'(동국역경원)이 출간됐다.

 

미당의 유고 가운데 처음으로 출간된 이 책은 사후 동국대 도서관에 기증했던 1만2천여 점의 유품 가운데 하나이다. 동국대는 이달초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석전(石顚) 박한영(朴漢永·1870-1948)의 한시 130여 수를 번역한 미당의 원고를 공개한 바 있다.

 

"최고운 정말이지 속된 노인 아니더라/나보다 먼저 와서 쌍계를 차지하다니/돌문에는 석양이 붉고/앉아서는 푸른 이끼를 보노매라(孤雲非俗老 仙我占雙溪 石門殘照赤 坐看綠苔題)"('쌍계 돌문에서' <雙溪石門> 전문)처럼 수록시들은 스승 석전이 남긴 한시를 아름다운 한글 시어로 바꿔놓았다.

 

석전은 일제시대 활약한 당대 최고 학승이자 한국불교의 지도자. 동국대 전신인중앙불교전문학교 교장으로 재직할 때 '방랑하는 불안한 청년'이던 미당을 이 학교에 입학시켰다. 당시 미당은 중앙고보와 고창고보에서 퇴학을 당한 뒤 방황했다.

 

미당의 번역본은 육당 최남선이 엮어놓은 '석전시초'(1940년)에 실린 한시 420여 수 가운데 일부를 선별해 번역한 것이다.

 

미당의 제자인 윤재웅 동국대 교수는 "석전을 숭모한 분들이 간행한 '영호대종사어록'(1988년)에 그의 한시들이 많이 번역돼 실렸지만 번역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세련되지도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며 "이 때문에 이 어록의 발사(跋辭)를 썼던 미당은 '뼈와 살을 데워준' 큰스승에 대한 마음이 아무래도 불편했던지 스스로 한시를 옮겨 적고 번역을 해서 원고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당은 보통학교에 입학하기 전 고향마을 서당에서 한문을 익혀 '천자문' '자치통감' 등을 읽었을 정도였다. 일찌감치 한문을 통해 '삼국유사'를 비롯해 이태백과 두보의 시를 만났던 그는 1987년 '만해 한용운 한시선역'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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