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전북학생종합회관
일부러 비워두는 것과 먹이 번지게 그리는 것.
예원 김혜겸씨(60)는 “문인화를 문학의 장르로 치자면 시와 같다”고 말했다.
여유로운 공간을 찾고 먹을 번지게 그리는 것은 본래 문인화의 정신을 살리기 위한 것. 흰 여백을 가로지르는 먹이 고아한 품격을 갖추고 있다.
그의 전시가 8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16일부터 22일까지 전북학생종합회관에서 열린다.
“기운생동의 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기분이 좋을 때만 붓을 들죠. 먹이 지나간 자리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기분이 담기거든요.”
그의 문인화는 보는 사람의 것이다. 여백과 발묵을 중시하는 것도 딱딱함 보다는 편안함을 위해서다. “우울한 상태에서 그린 작품은 그림이 가라앉아 있어 보는 사람도 우울해 진다”는 김씨는 “기운생동하는 붓놀림을 위해서라도 기분 좋을 때 집중해서 작업을 한다”고 소개했다.
“학창시절 서예를 접한 이후로 70년대 초 강암 송성용 선생님을 사사했습니다. 실기 중심으로 서예와 문인화를 공부하다 보니 이론이 절실했고, 재충전도 필요하다 싶었어요.”
2003년 원광대 서예과에 입학해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남겨둘 정도로 학업에 대한 열망도 깊다.
그의 작품에서는 오랫동안 서예로 닦아온 필력을 숨길 수 없다. 부드러움과 맑음 속에 기백이 살아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보통 화선지를 많이 쓰지만, 이번에는 우리 고유종이 한지에 우리 먹과 붓으로 우리 것을 생각하면서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강암 송성용 선생과 창현 박종회 선생을 사사한 김씨는 대한민국서예대전·대한민국문인화대전·대한민국현대서예문인화대전·전북서예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다. 연묵회·창묵회·카톨릭미술가회 회원이며, 현재 전북학생종합회관과 전북도립여성중고등학교 강사다.
연합뉴스 전북지사장을 지내고, 현재 언론중재위원으로 활동중인 하명희씨가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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