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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영화] 공포영화 속으로 - 오멘

'사탄의 후손'이 돌아왔다...지나친 '666 마케팅' 충격파 줄어

△오멘(감독 존 무어/출연 샤뮤스 데이비-핏츠패트릭·줄리아 스타일스/공포)

 

데미안이 부모의 무덤가에서 카메라를 향해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아버지가 아들을 방바닥에 눕힌 뒤 아들의 머릿속을 더듬다 ‘666’의 흉터를 발견하고 울부짖는 장면도 눈에 선하다.

 

지난 76년 리처드 도너가 내놓은 ‘오멘’은 ‘엑소시스트’와 함께 오컬트(Occult·초자연적인 혹은 신비적인)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짐승의 숫자 666를 ‘종말’과 ‘불길함’의 아이콘으로 똬리를 틀게 한 영화가 ‘오멘’이다.

 

영화기획자라면 100년만에 숫자 ‘6’이 세번 겹친다는 2006년 6월 6일을 앞두고 ‘오멘’을 되살려봐야겠다고 별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리고 그런 욕심은 현실이 됐다. 지난 6일 자정 6분에 문을 열어젖힌 ‘오멘’은 더도 덜도 아닌 원작의 문법을 충실히 따랐다. 사산한 아이 대신 같은 시각에 태어난 아이 데미안을 입양한 외교관 부부가 결국엔 사탄의 후손을 키웠다는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원작처럼 데미안의 멀쩡했던 첫번째 보모가 건물에서 목을 매 자살하고, 뭔가를 눈치 챈 신부가 사고를 당한다. 새로 들어온 유모 베이록 부인은 어딘가 모르게 음산하다. 하지만 ‘666’의 변주가 셀수 없을 만큼 이어진 탓인지, 원작 만큼의 충격파는 주지 못한다. 영화를 보는 동안 가끔은 놀라지만, 실소도 터진다. 원작을 뛰어넘는 속편을 만드는 작업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만 다시한번 확인시켜준다.

 

다만 유모역의 미아 패로우의 음산한 연기가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준다. 오컬트무비를 대중적으로 뿌리내리게 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악마의 씨’에서 주연을 맡았던 경험이 있는 미아 패로우는 정체모를 불길함을 지펴주는 단초가 된다.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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