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3일 최명희문학관
“하앗따, 머, 그런 말도 못허고 산다요? 입은 뒀다 머에다 쓸라고. 말이사 바로 말이지, 새참이라고 어디 애들 장난맹이로 한 숟구락씩 엥게주먼, 그께잇거 머, 한 볼때기 깨물고 말 것도 없는디."
"말이 그렇다 그거이제 머. 무신 못헐 소리 했간디? 내가 서방 없는 년이라고 성님이 나한티 외나 막말을 허싱만."
"그랬다고 또 숭을 바? 그러먼 자개들은 왜 숭잽힐 일을 허능고?"
"쌀이 없어어, 돈이 없어? 옷이 없어어. 대관절 머이 아숩다고 있는 전답 다 팔어다 베실이라고 하나 얻드니, 무신 존 꼴을 보능고이? 어디 조께 봅시다." (혼불 중)
전라도는 소문난 예술의 고장이다. 이 땅에서 발원한 시인과 작가의 수가 헤아리기 어렵고, 작품속 배경도 지천이다. 이렇듯 문학활동이 활발한 전라도를 두고, 그 이유를 넉넉한 자연환경과 함께 전라도 말을 드는 이들이 있다. 표현이 유독 발달한 전라도 말이 문학적 풍성함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겨레말큰사전편찬사업회(이사장 고은)가 ‘전라도의 말(言), 전라도의 얼(魂)’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 남과 북의 말과 글을 집대성해 통일국어대사전인 「겨레말큰사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편찬사업회에서 한국의 얼을 새기는 작업 일환으로 전주에서 전라도 말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전라도 언어의 보고(寶庫)로 꼽히는 최명희 소설 ‘혼불’속의 언어와 다양한 문학작품속의 표현을 통해 전라도 말의 가치를 집중 조명해본다. 편찬사업회가 특정 지역의 말을 소재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토론회는 11월3일 오후 4시30분 최명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종민)이 함께 자리를 마련한다.
홍윤표 겨레말큰사전남측편찬위원장이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의 의의 및 현황’을 소개할 예정이며, 이태영 전북대교수가 ‘전라도의 말(言), 전라도의 얼(魂)’을 주제로 발제한다. 전라도 언어학의 권위자인 소강춘 전주대교수와 서정섭 서남대교수도 토론자로 참여, 전라도 말의 특성을 분석한다.
토론회에는 고은 시인을 비롯해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회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며, 전주한옥마을 팸투어도 하며 전라도 생활문화도 체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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