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도립미술관 야외공연장
‘다양한 예술적 실험과 여러 장르의 자유로운 소통’을 목표로 한 ‘실험예술’.
현대예술의 대중적 기반이 약한 전북에서 실험예술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와 결합해 온 사단법인 해오름예술창작원(예술감독 전영선)이 ‘2006 해오름 실험예술제’를 연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야외공연장.
“실험예술은 자기만족적 예술이 아니다”고 말하는 해오름. 이들에게 주어진 실험예술은 예술장르의 결합 과정이며 주어진 틀을 제약이 아닌, 깨뜨려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원광대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이들을 중심으로 1991년 창단된 해오름은 창작에 대한 실천적 모습으로 예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왔다. 2005년 전문예술법인으로 등록하며 무용 뿐만 아니라 연극, 퍼포먼스, 음악, 미술, 문학 등 예술장르 전 분야로 활동 폭을 넓히기도 했다.
“해오름을 무용단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영선 예술감독은 “전위적인 종합예술창작공간으로서 해오름에 대한 평가는 관객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예술과 설치미술이 함께가는 실험예술제는 해오름의 정신이 그대로 녹아든 행사. 첫 시도지만, 예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창작의 원천은 예술의 직접 생산자인 공연단체가 주최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전영선 예술감독, 최은덕 사무국장, 김미숙 기획실장 등 이번 예술제를 준비하는 핵심인력들이 모두 여자인 것도 특별하다.
주제는 ‘나비의 꿈’. 무대설치나 조명 등 인위적 요소들을 포기해야 하는 야외행사다 보니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것을 주제로 내세웠다.
본공연은 오후 2시부터. 관객들에게 추상적으로 전달되는 무용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퍼포먼스와 아카펠라, 가야금병창, 비보이들의 무대, 패션쇼 등이 무대 중심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전감독은 “여러 장르가 나열식으로 펼쳐지는 다른 공연들과 달리, 독립성을 지닌 각각의 예술장르가 조화를 이뤄내는 과정을 주목해 달라”고 주문했다.
예술제에 축제의 대중성을 더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10일 오후 4시(전북도청∼전북대 구정문∼팔달로∼경기전), 11일 오전 10시(전북도청∼객사∼한국통신사거리∼모악산 도립미술관 주차장) 두차례 진행되는 ‘달려라, 상상의 세계’는 움직이는 설치미술로, 나비장식한 자동차와 스쿠터 21대가 퍼레이드를 펼치며 행인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이병로 도화지 도예문화원 대표의 설치미술과 출연진들이 꾸미는 즉흥 스팟 공연도 놓치지 말아야 할 프로그램이다.
늘 무대가 아쉬운 지역의 청년예술인들을 위해서도 많은 자리를 내주었다. 소울 헌터스, 전북 클래식 스쿠터 클럽, 아트 크리에이션 몬, 퍼포먼스 작가 심홍재 소종호, 아트페인팅 강지영, 전북대학교 합창단, 엠씨 크로우 등도 실험예술에 동참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