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망가지고 시력 잃을수도...14일 세계당뇨병의날 맞아 인식 확산을
임실에 사는 김경수씨(54·가명)는 일주일에 3번은 전북대병원을 반드시 찾아야한다. 병원 1층의 인공신장실에서 혈액투석을 받기 위해서다. 벌써 7년째. 혈액투석을 소홀히하면 혈액내 노폐물이 쌓여 생명을 위협받는다.
김씨는 만성 신부전증 환자다. 김씨를 인공신장실로 내몰은 주범은 다름아닌 당뇨병. 지난 88년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 사실을 알았고,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신장기능이 망가진 상태다. 그동안 병고에 시달린 탓인지 그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하다. 한때 70㎏을 넘겼던 체중도 이제는 45㎏ 남짓에 불과하다. 매번 팔뚝에 주사바늘을 삽입하다보니 혈관이 막혀 동정맥루 수술을 받아야한다.
당뇨병은 김씨는 물론 그의 가족들의 웃음마저 빼앗아갔다. 병원을 찾을 때마다 부인(52)도 동반한다. 거동이 불편한 김씨를 부축하기 위해서다. 부부가 함께 병원을 찾다보니 생업인 농삿일을 돌볼 시간이 부족하고, 이로인해 생활고에 시달린다.
김씨 외에도 26대의 혈액투석기를 갖춘 전북대병원 인공신장실 이용자 가운데 당뇨합병증에서 비롯된 신부전증 환자는 약 50%에 달한다. 해가 갈수록 당뇨병환자가 늘면서 신부전증환자도 늘고 있다는 게 병원측의 설명.
당뇨합병증은 신부전증만 있는게 아니다. 당뇨병은 그 자체 보다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두려움의 대상이다. 혈당이 올라가 소변에 당이 나오는데 그치지 않고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유발한다. 급기야 중풍으로 악화되거나, 최악의 경우에는 썩어들어가는 다리를 잘라야한다. 만성 신부전증에 시달리거나 시력을 잃기도 한다. 흔히 혈관합병증에 속하는 당뇨병성 망막증, 신증, 신경병증 등을 '3대 만성합병증'으로 부른다. 또 몸 전신에 관여하지 않는 병이 없어 당뇨병을 '병백화점'으로 부르기도 한다.
2025년에는 전국민의 1/4가량이 당뇨병에 시달릴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당뇨대란'이라는 우려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오는 14일 세계당뇨병학회가 정한 '세계당뇨병의 날'(당뇨병치료의 신기원을 이룬 인슐린이 발견된 날)을 앞두고 당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다져야할 것 같다.
/자문 = 전북대병원·우석대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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