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 제멋대로 춤추는 갈대 물결...쓸쓸하지만 넉넉한 운치
높이 1,237m의 장안산은 지난 86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덕산용소와 방화동, 지지계곡 지구로 구분된다.
기암괴석과 원시수림이 울창하고 심산유곡에 형성된 연못과 폭포가 절경을 이루는 관광지다.
하지만 요즘 장안산의 제멋은 바람따라 춤추는 갈대 물결이다.
단풍과 어우러진 장안산 억새풀은 요즘에 최고조에 이르러 등산객을 유혹한다.
군립공원에 불과하지만 장안산은 억새풀 하나만으로도 웬만한 국립공원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을 정도라는 찬사를 받는다.
산등에서 동쪽 능선으로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은 만추의 바람이 불면 산등이 온통 갈대의 파도로 춤추는 장관을 연출해 등산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억새꽃은 그 생김새가 발발과 비슷해 쓸쓸한 정서로 와 닿고 그래서 황혼과 잘 어울린다.
억새꽃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해를 마주하고 봐야 한다.
낙조의 붉은 빛을 머금으며 금빛 분가루를 털어내는 억새를 바라보자면 스산한 가을의 서정이 긴 여운으로 남곤 한다.
장안산을 가려면 먼저 육십령을 넘어 장계면 대곡리에 있는 의암 주논개 생가지를 둘러본 뒤 곧바로 직진해야 한다.
그곳이 바로 무령고개.
여기까지는 포장도로이나 지지리 방향은 비포장도로이다.
장안산은 금남호남정맥의 한 구간에 속한다.
또한 백두대간 영취산 정상은 이곳 무령고개에서 가깝다.
백두대간 구간종주 때에는 지나칠 수밖에 없었던 곳이다.
백두대간 월경산-백운산-영취산 등이 한눈에 들어오는 조망이 시원하다.
산세는 아름다운 육산이며, 등산로는 암릉이 없고, 조망은 시원하고 억새의 규모는 작지만 나름대로의 운치를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장수군 산자락 일대에는 논개 사당과 생가가 있어 한번 산행에 나서면 유적 답사도 가능하다.
등산코스는 무령고개에서 샘터 억새밭을 거쳐 정상에 이른 뒤 중봉,하봉, 어치재, 범연동으로 내려오는데 거리로는 약 12km로 4시간 30분 가량이 소요된다.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경우 장수에서 덕산행 버스를 이용하면 되며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탈 경우 덕유산 IC에서 빠져 장계방면 19번 국도로 나와 장계, 장수, 교촌교를 거쳐 덕산용소 주차장으로 향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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