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영란 개인전...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자학수준이죠?”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렇게 말하면서 웃는다. 그리고 곧 덧붙인다. “성실한 작업을 좋아합니다. 그림도 성실하길 바라구요. 그렇지 않다면 아예 자유분방하든지요. 말하자면 일탈이지요. 그렇다고 제 생활도 그림같은 것은 아닙니다. 생활은 ‘띄엄띄엄’합니다.”
서양화가 김영란. 그가 세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추억처럼 나의 자유는’ 전주우진문화공간 29일까지.
이번에도 표현기법이 먼저 눈길을 끈다. 돌가루로 상감을 했다. 돌가루를 바르고 문지르고 새기고 채워넣고…공이 많이 들어갔다. “내용못지 않게 형식도 중요합니다. 저는 재료기법에 대한 탐구를 많이 하는데요, 붓 표현방식을 좋아하지 않기도 하지만 찍고 새기는 방식을 좋아하기 때문이지요.”
첫 개인전때 숯가루로 작업을 했던 그는 지난 전시부터 돌가루에 집착했다. 이번에도 연장이지만 전보다 많이 고와졌다는 평을 듣는다. 색의 쓰임이 확장됐다.
이제서야 그림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나뭇잎에서 사람사는 세상을 읽어낸다. 실핏줄처럼 얽힌 ‘잎맥’이 ‘인맥’이란다. “얼개의 중요함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잎맥이 나뭇잎의 생명줄이듯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관계와 소통이 중요하지요.” 작가는 나뭇잎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어머니의 모습도 찾아냈다.
“이번 작업에서 색을 넣었는데요, 사람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제게 색은 꿈입니다. 낙엽이 앞으로의 푸르름을 선사하기 위한 것이듯, 현재의 나를 비워내는 것은 또 다른 꿈을 꾸게 하는 것이지요.”
올해로 마흔다섯. 이를 ‘불혹’이라는 표현하는 작가는 이전에 집착했던 ‘헛된’ 욕심들을 이제서야 비우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대신 일상에서의 행복과 꿈을 다시 찾았다고 한다. ”저의 꿈은 그림을 계속 그리는 것입니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진정한 나의 꿈이 무엇인지 알겠습니다.”
전주전시를 마치면 이내 서울(서울 아트링크, 12월6∼12일)에서 한차례 더 전시를 갖는다. 공력을 많이 들인만큼 보다 많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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