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강으로 진행된 2006초록시민강좌에는 모두 195명의 시민이 등록을 했다. 이 중 7강좌 이상 개근 70여명, 전체 강좌 개근 20여명일 정도로 강좌에 대한 호응도가 높았다.
강좌를 들었던 시민들은 20대 중반 대학생부터 60대 초반 퇴직교사까지 다양했으며 직업군도 전업주부, 농부, 교사, 자영업자, 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부부 8쌍이 함께 강연을 들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초록시민강좌와 관련해 시민들은 강연장소가 외져 찾아가기 힘들었다, 조별모임 등 서로를 알 기회가 적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강연 전반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 15일 오후 7시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2006초록시민강좌에 참여했던 시민들이 모여 강연을 평가하고 자신들의 느낌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과 시민 4명이 강좌에 대한 간담회 개념으로 진행했던 이날 자리는 강좌 기간 동안 서로의 느낌과 친분을 나누기 부족했다는 점에서 강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간담회에 참여했던 시민들의 느낌과 얘기를 정리했다.
△김윤자(42·여·전주시 삼천동·중학교 사회교사)
강사들의 독특하고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점에서 제 삶의 폭도 넓어졌습니다. 바쁜 일정이 있어도 모두 제쳐 두고 초록시민강좌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어 기뻤습니다. 이희수 선생님의 이슬람 사회의 이해에 대한 강좌를 듣고는 우리가 이슬람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고 잘못 알고 있었는가를 깨달았습니다. 강좌에서 배운 것과 이희수 선생의 책을 읽고 난 뒤 학생들에게 얘기해주면서 느끼고 배운 것을 내 안에 가두지 않고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넓혀갈 수 있었습니다.
완산칠봉에 자주 오르는데 박그림 선생의 설악산에 대한 강연에서 산이 앓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동안 무심했던 완산칠봉에 한 없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강연은 교사과서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내용들에서 끌어 온 주제로 진행돼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홍순옥(47·전주시 송천동·전업주부)
강연과 강사들과의 만남도 소중했지만 강연 중 만나갔던 시민들과의 인연도 좋았습니다. 강연 방식이 어릴 적 학교수업처럼 일방적인 지식의 전달과 자리배치가 맘에 걸리긴 했지만 강연 중 속으로 울은 적도 있었습니다. 박그림 선생이 꺾인 금강초롱을 먹으며 미안하다고 할 때, 전희식 선생이 자작시를 읊을 때 왈칵 눈물이 솟으려 했습니다. 또 제 머리 속에 고정관념처럼 박힌 교육에 대한 생각을 뒤집은 전성은 선생의 강연은 어려웠지만 인간의 소중함과 세상에 대한 삶의 자세를 곱씹는 기회가 됐습니다.
강사들의 삶의 얘기를 들으면서 지식을 듣는 것보다 내가 직접 그들의 삶의 벤치마킹해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강연장에 갔고 아무리 피곤해도 강연이 시작하면 어릴 적처럼 초롱초롱 눈이 빛나기도 했습니다.
강연에 온 시민들 중 부부가 참 많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내년 강좌에는 남편 손을 끌고 함께 올 생각입니다.
△박삼영(43·전주시 송천동·문구점 운영)
평소 관심 있던 분야였지만 전혀 다른 사고와 문제의식으로 접근하는 강사들의 삶의 방식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때론 강사들이 지녀 온 삶의 잣대로 제 자신을 재보기도 했고 강사들이 자신의 삶 속 깊은 곳까지 드러낼 때 제 삶도 덩달아 깊어졌습니다.
강의 주제 중 관심 밖이거나 강사의 삶을 이해하기 힘들어 아쉬웠고 강연을 듣고 한 주를 살아갈 기운의 충전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또 강연이 우리 실생활에 응용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강연을 듣고 나면 집에서 느낌을 그대로 써 내려가고 실천하려 노력했습니다. 자연을 생각하며 최대한 불편하게 살려고 하니 정말 불편하더군요. 그러면서 예전처럼 살아야 할 지, 불편하게 살아야 할 지 고민이 됐습니다. 이런 고민들, 작은 변화가 강연을 듣는 과정에서 제 삶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유미은(45·전주시 진북동·전업주부)
강좌 중 생태기행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아이들과 제게 너무 좋은 배움의 기회를 준 것 같아 보람이 컸습니다. 이유미 선생의 우리 꽃과 식물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자연의 소중함과 신비로움을 알게 되면서 자연히 주변 식물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이번 강좌에는 이름이 잘 알려진 강사 분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강사를 보고 강연에 간 게 아니라 그들의 삶과 고민을 보고 참여했습니다. 말 잘하고 노래 잘 부르는 사람이 제일 부러웠습니다만 또 그만큼 고민의 폭과 깊이가 남다른 그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습니다.
또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담은 강연은 쉽게 접하지 못했고 모두들 좋았다고 말하는 점에서 그동안 우리 시민들이 얼마나 이런 강연에 목말라했나를 느낄 수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강연을 기획, 진행한 환경운동연합과 전북일보에 감사말씀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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