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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향 교수의 재밌는 문화재] 근대문화유산 - 군산세관

유럽식 양식으로 1908년 준공...군상항 개항 일본수탈의 상징

대한제국시절 국내 유일 세관건물인 옛 군산세관. ([email protected])

앞에서 살펴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지정된 문화재, 즉 크게 유형· 무형, 민속자료 그리고 기념물외에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가 있다.

 

이들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중에는 현재는 지정하여 보존할 만한 가치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 것도 있고 가치판단을 할 수 없었거나 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중 현재는 지정할만한 가치가 없거나 지정의 판단기준에 미흡하지만 장래 어느 시점에서는 지정하여 보존하여야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 있으며 대표적인 것으로 근대문화유산이 있다.

 

1994년에 군산세관 건물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에 대한 심의가 있었는데 1908년에 준공된 세관 건물은 당시 문화재로 지정하는 기준인 100년에 한참 미치지 않는 것이었다.

 

심의가 이루어지던 1994년에는 군산이 항구로 개항한 것 자체가 100년이 되지 않았던 때이므로 근대도시로서 군산의 성장과 더불어 관세를 징수하던 건물로서 기능하던 이 세관 건물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문화재로 지정하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10여년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었으므로 문화재로 지정하지 않는 것이 당시로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조선왕조에서는 군산항을 개항하고 1899년에 인천세관 관할로 군산세관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1908년에 독일인이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을 수입하여 유럽양식으로 이 건물을 준공하였다.

 

이 건물은 한국은행 본점 건물과 같은 양식으로 바깥벽은 붉은 벽돌이고 건물의 내부는 나무로 만들었으며, 슬레이트와 동판으로 지붕을 올리고 그 위에 세 개의 뾰족한 탑을 세웠다.

 

우리나라에 세워진 전통적인 건축양식과는 다른 유럽양식의 건물이라는 점에서 이 건물은 건축사적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라 군산항의 개항과 더불어 각종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던 장소로서, 나아가 호남지방에서 쌀 등을 수탈하던 기지로서 일본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역사의 현장으로서 역사적 의미가 적지 않다. 아니 그런 가치판단을 유보하더라도 군산항의 개항과 발전, 그리고 각종 문학작품의 무대로서 주변일대와 더불어 군산의 향토사에서는 매우 가치가 큰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이었다.

 

따라서 시간적인 기준이 미흡하지만 도 기념물 87호로 지정되었고 최근에는 관세박물관으로 기능하도록 꾸며진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같은 류의 각종 근대 유산, 즉 100년이 되지 않은 문화유산들을 보존하기 위하여 지정문화재는 아니지만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여 보존하고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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