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요자 인식전환 절실...학부모 지나친 자식 제일주의·과잉보호 탓
#1. 최근 도내 모중학교에서 A교사가 전교생들 앞에서 공개사과를 했다. “수업시간에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한 학생을 심하게 질책했다”면서 “다시는 이같은 일이 없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보다 앞서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왜 우리 아이를 꾸짖었느냐’며 해당 교사에 대해 공개사과를 요구했었다.
#2. 최근 B교사는 생활태도가 불량한 학생의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로 와달라’고 말했다가, 기막힌 말을 들었다. 이 학부모는 “왜 오라가라 하는거냐, 내가 조폭출신인데 나를 화나게하지 말라”며 협박성 발언을 서슴지않았다.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는 염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위에서 열거한 사례외에도 일선교육현장에서 교권이 도전받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비록 일부에 해당하지만 학생·학부모의 폭언·폭행·협박은 수위를 넘어섰다. 학교측에 담임교체를 요구하고, 나아가 무고성 진정이나 사이버테러도 마다하지 않는 학생·학부모도 없지않다.
교권추락은 어느새 교육계의 화두가 됐다.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가운데 절반이 교육계의 최대 현안으로 ‘교권추락’을 꼽았다.
한 교사는 “교사가 회초리를 들었다고 경찰에 신고하는 사례가 이제는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교사는 “교권추락은 사회적인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면서 “학부모의 지나친 ‘내자식 제일주의’를 앞세운 과잉보호의식이 팽배해진데다, 사교육시장의 확대에 따라 공교육 교사들에 대한 불신, 권위주의 해체라는 시대흐름 등이 교권을 끌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교사들이 교권추락을 부추겼다는 주장도 있다. 교원노조가 출범하면서 언제부턴가 교사 스스로 ‘노동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고, 일부 교사들은 승진에만 골몰하고 있다. 또 학부모의 학력이 교사를 앞지르며 학습매체·지식습득 경로가 다양화되는데도, 교사들이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한채 학생지도권을 사교육에 뺏기면서 ‘교사는 있되 스승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교권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학생·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들의 인식전환과 함께 교사들의 문제의식과 해결의지를 높이는 일이 급선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