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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 프런티어] "꿈을 그리면 가야 할 길이 보입니다"

명상으로 심신발달 지도하는 이리공고 양정양 교사

이리공업고등학교 양정양 교사는 명상수련을 통해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리공업고등학교 양정양(52) 교사는 ‘기술’ 보다 ‘기본’을 가르치는 참교육자다.

 

양 교사는 지난 1981년 교단에 몸담은 이후 전주공고와 칠보공고, 진안공고를 거처 이리공고 등 교단의 절반 이상을 전문계 고등학교에서 근무해왔다.

 

눈코뜰새없이 책장을 넘겨야 하는 인문계 학교와 달리 전문계 학생의 경우 메말라 있는 정서를 안타깝게 여겨왔다.

 

그러던중 양 교사는 지난 2000년 1월 실시한 ‘청소년 심신수련 지도자 과정’이란 직무연수에서의 ‘명상’을 통해 학생들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게 됐단다.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평소 기도와 묵상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지만 명상 또한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수업이 끝나 잠시 틈이 생기기라도 하면 양 교사는 어김없이 내면과 외면의 세계를 넘나드는 명상에 빠져들었다.

 

주변에 감사하고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알게한 명상의 교육적 가치에 크게 놀랐다고 한다.

 

명상을 통해 나를 찾고 눈을 뜨면 대하는 학생들 또한 나 이상의 소중한 존재임을 깨닳게 되었단다.

 

인생의 뒤안길에서 뒤늦게 찾은 또하나의 소중함을 지속하기 위해 양 교사는 직무연수를 마치던 해 2월 연수를 같이한 동료교사 20여명과 함께 ‘행복한 학교만들기 교사모임’을 구성했다. 한달에 한번씩 갖는 정기 모임을 통해서도 ‘참 나’를 찾기에 바빴다.

 

청소년 지도에 쏱아지는 열정을 이기지 못한 그는 직무연수 다음해인 지난 2001년에는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국선도 수련을 통한 청소년심신변화에 관한 문화기술연구’란 제목의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양 교사는 연수와 모임을 통해 얻게된 세상 만물의 소중함을 학생들에게까지 전파하기로 마음먹었다.

 

진안공고 재직당시 첫 명상 시간에는 접해보지 않은 낯설은 명상에 어색해 하는 학생들의 눈치가 역력해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명상을 통해 그려낸 하느님과의 만남을 시도하는 명상시간, 일부 불교신자 학생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어색해 하기도 했다.

 

반복되는 명상에 매력을 느끼게 된 학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감화되기 시작했다.

 

인문계와 달리 비교적 무력감에 빠져 있거나 깊은 상처에 휩싸인 이들 학생들에게 있어 명상은 완전한 인격체로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단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명상’은 상처로 얼룩진 학생들에겐 꿈과 희망을 싹틔우기도 했다.

 

학생들은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닿게 된데다 명상을 하는 시간만큼은 어느 누구 부럽지않은 세상속의 으뜸이 되기도 했다.

 

양 교사는 “명상은 노력한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다”고 말한다.

 

명상을 통해 10년 또는 2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는 ‘성공사진’은 희망과 부푼 꿈을 가득하게 해준다.

 

“비교적 성적이 뒤쳐져 받았던 상처와 주위로부터의 무관심에 젖어있던 학생들을 변화시켜 보고자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이 명상을 통해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자신임을 깨닿게 해주고 싶습니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조차 자신을 무시하는가 싶어 반항하는 학생들에게 명상은 마음을 가라앉히는 특효약이라고 그는 말한다.

 

명상은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 깊게 패인 상처와 어두운 부분을 빛과 희망으로 바꿔주기 한다.

 

“명상을 하면 성격이 모나거나 난폭한 학생들도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됩니다. 전문계 학생들의 경우 완성형 교육에 맞춰 입학된 학생들이 아니기에 상처가 깊을 수 있으나 명상을 통해 자신의 소중함을 알고 꿈과 희망을 갖게 되죠.”

 

학교 가기를 꺼리는 학생들은 대부분 심리적인 문제가 많지만 짧게는 몇개월에서 길게는 몇년 동안 명상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며, 이의 실현을 위해 학교 수업에 흥미를 갖게된다는 게 양교사의 철학이다.

 

“심리적으로 문제가 많은 학생의 경우 머리가 아프다거나 배가 아파 양호실을 자주 찾습니다. 진안고등학교 재직시절 한 학생이 배앓이와 머리 통증을 호소하며 양호실을 자주 들락거렸으나 명상을 실시한 이후 자신의 인생 설계를 하더니 마침내 이같은 병세를 호소하지 않더군요.”

 

양 교사는 명상이 조화로운 심신발달을 가져오고 성격이 차분해지며 집중력이 향상돼 학업이 오르게 된다고 확신한다. 내면의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인성에 많은 변화가 오며 학생 개개인이 밝은 마음을 가지면서 학습 분위기 또한 호전된다고 말한다.

 

“여느 학급과 달리 소란스럽던 한 학급이 명상을 실시한 후 학습 분위가 좋아지더니 마침내 전 학생들의 성적이 신장되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양 교사는 무의식의 내면의 세계와 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외면의 세계에서 흥분과 긴장을 가라앉혀 고요함을 느끼게 하는데는 명상과 기도가 으뜸이다고 말한다.

 

우주와 내가 하나되는 체험과 모든 사물 밑에서 겸손하게 마음을 비워보는 다양한 명상은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갖게 해준다고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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