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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자기화 과정 서둘러야" 김명곤 전 장관

마당수요포럼 특강 "지역적 소재가 세계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기..."

“저는 고향이 ‘전주’고요. 고등학교 때 ‘어떻게 하면 전주를 탈출하나’ 고민했었습니다. ‘고향’하면 가슴 아픈 추억이 있죠. 가난으로 인한 상처였습니다.”

 

어린 시절,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꾼다.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울대에 입학하고 나서는 전라도 사투리부터 고치고 독일 유학을 꿈꿨다. 대학교 3학년, 우연히 배운 판소리가 전부 전라도말로 돼있다는 걸 깨달은 그는 다시 만난 고향말이 무척이나 낯설었다.

 

22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 마당수요포럼 특별강좌 ‘창조적 문화시대, 지역문화의 지평을 열자!’. 김 전 장관은 “판소리를 배우며 고향에 대한 사랑을 다시 찾았다”며 현대사회에서 우리 것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치를 강조했다.

 

“전통이란 게 과연 현대화, 세계화가 될 수 있는지 늘상 고민해 왔습니다. 현대적인 것들과 전통을 어떻게 조화시켜야 할 지 지금까지도 고민이죠.”

 

어느 도시 보다도 전통의 가치가 높은 전북. 그는 “한옥으로, 한지로, 한국음악으로 살아있는 전북의 것들을 현대와 맞물려 잘 풀어내는 것은 어렵지만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 줄 하나 매달아 놓고 외발자전거를 타고 한 손으로는 접시 세개를 돌리는 것과 같았다’. 그는 “영국 국립극장장에 올랐던 젊은 뮤지컬 연출가가 자리에서 물러나며 남긴 말”이라며 “예술과 경영,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균형감각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가 자기 것들을 팔고 소재가 떨어지고 나서 새롭게 찾아낸 게 중동의 ‘알라딘’과 중국의 ‘뮬란’입니다. 만약 디즈니가 한국으로 시선을 돌린다면, 과연 무엇을 찾아낼까요?”

 

김 전 장관은 “이제는 지역적 소재가 전 세계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시기”라며 “전북에 있는 전통문화도 전북의 것이 아닌, 발굴하고 활용하는 사람이 주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문화전쟁-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통문화란 씨앗을 자기화하는 과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예술과 산업이 결합하는 시대. 이를 창조산업으로 본 김 전 장관은 창조산업 육성과제인 교육, 경쟁과 지적재산, 기술, 재정과 기업 지원, 다양성, 인프라, 연구분석 등을 전북에 대입하면 창조산업에 맞는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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