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이 본 전북의 영상산업
지역 영상 관련 단체의 소통
전주 정보영상진흥원 뒷 건물 1층에 자리한 전주국제영화제 사무실. 생각보다 좁았다. 사무국의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하는 김건(43)사무국장을 만나 불쑥 전라북도 영상 인프라구축 방향부터 물었다.
“영상 인프라 구축은 산업이 아니라 문화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전주라는 브랜드 이미지, 즉 ‘품격’을 향해 가야합니다.”
사실 브랜드 구축 효과는 맞는 말이지만 시간과 정열이 엄청나게 소요되는 일이다.
“한국에서도 영화제가 많이 늘어나고 정부의 문화적 지원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칸이나 베니스에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전주영화제의 ‘디지털 삼인삼색’ 으로 인해 전주의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던 것도 같은 연상이구요.”
영화제가 시작된지 8년. 영화제나 영상산업의 투자로 전주의 이미지가 어떻게 구축되어가고 있을까. 구체적 연구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연구가 되어야 되고, 향후 어떻게 방향설정을 하고 이끌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이 나와야 되겠죠.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영상위, 전주정보영상진흥원, 독협, 미디어센터 등 관련단체가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지만 역할분담에 대한 소통이 부족하다보니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김국장은 통합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통합기구는 심의의결기구가 아닌 서포트 기구여야 하고 운영매뉴얼을 가지고 있되 반드시 R&D 기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국장의 생각이다.
“외부적으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내부적으로는 통합기구를 통해서 운영매뉴얼을 구축한다는, 이 두 가지 축으로 지역영화영상산업을 이끌어나가야 합니다. 그럴려면 다른 자치단체와 차별되면서 산업우위성을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찾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지역독립영화, 영상교육 문제
김국장은 지역독립영화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영상교육 문제부터 제기했다.
“지역에서 좋은 독립영화가 나오려면 교육 문제가 절실합니다. 그런데 영상관련 대학의 커리큘럼이 실기 90%, 이론 10%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문학적 사고가 적어도 50% 이상은 되어야 하죠. 영화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합니다. 우선 이야기를 만들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에 카메라를 잡아도 늦지 않죠. 대학도 대학이지만 민간단체의 HD스쿨, 시나리오스쿨 등의 과정이 개설되어야 합니다. 독협과 미디어센터에서 리콜교육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하겠죠.”
김국장은 앞으로 구축될 시네콤플렉스의 디지털상영관과 영화도서관 역시 교육프로그램의 방식을 새롭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문학적 사고를 풍부히 하는 데 고전적인 방법을 써서는 안 되죠. 요즘 학생들은 개인주의적이고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영국에 초충고 필름클럽이 있는데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를 가지고 교육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파이더 맨> 같은 상업영화를 가지고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전주는 종합촬영소, 시네콤플렉스, 유관기관 네트워크 등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은 어느 정도 갖추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독협 등에서 이 인프라를 활용하여 세부적인 매뉴얼로 영화를 생산하고 또 비평하는 그룹들의 활발한 활동입니다.” 스파이더>
전주의 하드웨어는 웬만히 구축 되어 가고 있고, 영상관련 단체들도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통합기구는 그래서 더 필요하다. 영상산업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전라북도나 전주시가 영상관련 단체의 통합기구 출범을 위해 지원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신귀백 문화전문객원 기자(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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