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상을 받을 때는 기쁘다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전라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시조’를 위해서 한 게 뭘까 생각을 해봤죠.”
다음달 1일 제10회 전라시조문학상을 수상하는 박지연씨(전주시 진북동). 박씨는 전라시조문학상 수상을 쑥스러워했다.
“지난 1970년대 한국작가시조협회가 주최한 전국한산섬화답시조대회에서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수상한 후 시조에 눈을 떴어요. 시를 주로 쓰다가 운율과 리듬감이 살아있는 시조의 매력에 빠지게 된거죠.”
그의 올 전라시조문학상 수상작은 ‘그 이름을 부르노니’.
“뜰 밖 고요한데/ 그림자 하나 꽃 핀다/ ...젊고 싱싱한 날/ 꿈도 엮어 가꾸련가/ 지금 그 시절의/ 그 이름을 부르노니/....”
그가 부르는 ‘그 이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리움의 대명사다. 삶의 영상에 모습은 있는 데 이름을 기억할 수 없는 사람들, 그리움의 상징 어머니, 잊혀진 친구들 등이 ‘그 이름’으로 다시 불린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변했어요. 예전의 자연은 밝고 싱그러운 것이었다면 요즘 자연은 쓸쓸하게 느껴져요. ‘그 이름’도 나이를 먹어서 떠올랐죠.”
그는 응축미가 살아있어야 시조의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얘기한다.
“글자 수를 맞추고 리듬을 맞추는 것이 시조를 쓰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어려움이에요. 응축미가 없으면 시조가 아니죠.”
그는 문학의 위기에서 ‘시조’도 벗어날 수 없지만 아직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을 멀게 생각하는 현실이 위기를 낳았다고 생각해요. 가깝게 일상에서 문학을 느끼고 생각하면 문학의 위기는 없을거에요.”
앞으로 그는 동료 문인들과 문학기행을 다니고 조그만 문학카페를 만들 생각이다.
“문학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주위도 둘러보는 삶을 살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문학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도 만들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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