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툼레이더'에서 시작해 21세기 들어서도 여전히각광받는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소재는 게임이다. 컴퓨터 게임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은 종종 내용의 빈약함을 지적받아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히트맨'은 프랑스와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프로듀서들이 만들어낸 영화. 2000년도 '코드네임 47'로 출시한 '히트맨' 게임은 현재까지 모두 4종류가 나와 전 세계적으로 1천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히트상품이다. 게임은 복잡하면서도 촘촘한 시나리오로 인기를 얻었지만 영화로 옮기자 단순해진다.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는 킬러'로 요약되는 드라마 전개는 밋밋할 정도이지만 깔끔한 영상과 매끈한 액션이 상업영화로서는 그리 나쁘지 않다. '본 얼티메이텀'이액션의 새로운 교본이라는 평을 받으며 가을 초입 관객의 눈높이를 높여 놓았음에도지하철 내부, 비좁은 통로 등 좁은 공간에서의 총격전을 비롯한 액션신의 수준은 상당하다.
내용을 복잡하게 꼬거나 등장인물을 마구 펼치는 등의 과욕을 부리지 않고 군더더기 없이 볼거리에 치중한 것이 이 영화의 장점. 굳이 상업영화에게서 철학적 문제를 끄집어낼 필요는 없다는 듯 특별히 생각할 것 없이 그저 즐기라고 권유하는 영화다.
여러 국가의 야욕으로 거리의 부랑아들이 살인기계로 키워진다. 그중 늘 빡빡 깎은 머리에 말끔한 정장, 붉은색 넥타이를 차려입은 No.47은 뛰어난 존재. 의뢰에 따라 러시아 대통령 벨리코프를 제거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분명히 정확하게 살해한 벨리코프는 살아있고 오히려 그가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 과정에서 벨리코프의 애첩인 니카와 만난다.
인터폴 역시 단 한 차례의 실수도 저지르지 않고 암살에 성공한 히트맨을 쫓는다. 인터폴 요원 마이크의 집착은 대단하다.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챈 벨리코프는 까닭없이 그를 돕는 본부 요원의 결정적 제보로 사건의 개요를 파악한다. 히트맨은 그를 제거하려는 본부, 인터폴, 러시아 보안국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는 와중에 니카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히트맨의 목표는 벨리코프 대통령.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그가 만든 함정을 벗어나기 위해 호랑이굴로 진입한다. 프로듀서의 면면이 눈에 띈다. '그랑블루' '레옹' '제5원소' '잔다르키' '니키타' 등 프랑스 뤽 베송 감독이 고몽사에서 만든 대부분의 영화에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피에르 앙즈 르 포감과 '다이하드' '다이하드2'를 제작한 찰스 고든이 주로 유럽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를 프로듀싱했다.
자비에르 젠스 감독은 뮤직비디오와 CF감독이었던 전력을 살려 커트가 분명한 영상을 만들어냈다.
배우들도 친숙하다. '다이하드 4.0'에서 브루스 윌리스와 맞선던 똑똑한 테러리스트 토마스 가브리엘을 연기했던 티모시 올리펀트가 냉정한 킬러 No.47을 깔끔하게연기했다.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적과 싸우는 한편 처음으로 이성의 감정을 갖게 한여자에게 마음이 흔들리면서도 감정적인 흐트러짐을 크게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 역할의 매력을 드러낸다. 히트맨을 추격하는 인터폴 소속 마이크 역의 더그레이 스콧은 '미션 임퍼서블2'로 낯익으며, 러시아 보안국 요원 유리 역의 로버트 네퍼는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악역 중 악역인 티백을 연기해 친숙하다.
팜므파탈인 니카 역의 올가 쿠릴렌코는 '사랑해, 파리'에서 뱀파이어 역을 연기한 배우. 남성적인 이 영화에서 철저히 남성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눈요기용' 팜므파탈이다.
영화는 다양한 무기의 향연을 보여주고, 그것만으로도 희열을 느낄 남성관객도 있을 듯. 29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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