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문화·예절, 격식보다 마음과 정성이 우선 "전통의 매력에 푹 빠졌죠"
예절·다도 강사 박춘희 씨(53·전주·한중다문화연구소장)는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이 시대에 옛것의 매력에 푹 빠져살고 있다. 그러나 박 소장에게 예절은 고리타분한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전통에 대해서 잘못 알고, 막연하게 전통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 자신도 전통을 배우면서 미처 몰랐던 부분을 깨닫게 되면서 전통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마저 갖게 됐다. 폐백을 드릴 때 밤·대추를 시아버지께 올리는 것도, 육포(서울)나 닭(전라도)을 시어머니께 올리는 것도 그 안에 담긴 뜻과 의미를 알게 되니까 전통은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전해줘야 할 '값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 후 93년 주부클럽연합회전주·전북지회의 소비자모니터를 하면서부터 사회활동을 하게 된 그는, 서울의 주부클럽 본회에서 하는 예절강사 교육을 2년동안 배우고, 95년 주부클럽 본회에서 개최한 신사임당 대회에서 다도·예절부문에 입상했다. 무엇이든지 한번 잡았다하면 끝까지 밀고나가는 성격이 뒷심을 발휘한 것이다. 전북여성회관에서 취미로 배운 미용도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홈패션 요리 등 다방면에 '한 재주'하는 한 그는, 이제 예절과 차가 정말 좋고 필요하다고 생각돼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을 자처하고 나섰다.
강사로 활동하면서 진짜 예절, 진짜 차문화에 대한 보다 깊이 알고 싶은 욕구가 치솟아 중국어에 도전했다. 내친김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과에 들어갔다. 더 나아가 성균관대 생활과학대학원의 예절 다도학 석사를 마쳤다. 그는 '중국과 일본 차회(茶會)에 과한 일(一)고찰'이라는 논문에서 중국이 다예(茶藝)를, 일본이 다도(茶道)를, 한국이 다례(茶禮)를 중요시하는 등 중국과 일본 한국 3개국에서 차가 각각 다른 모습으로 활용되는 것을 확인했다.
우리나라에서 차를 정신수양,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리하는 방향으로만 강조를 하다보니까 차를 내면서 상대방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달하는 차의 또다른 면을 도외시하고 따라서 차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폐단이 생겼다고 그는 판단한다.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차를 나누면서 화목한 분위기에서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이것이 차의 또다른 모습이라고 여긴다. 영국 귀부인들이 홍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전형적인 차의 모습이라고. 예절에 격식은 있지만 본질을 상하지 않는 한 상황에 따라서 바뀌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박 소장은 생각한다.
박 소장은 담배를 끊지 못하는 남편과 사업을 하는 큰딸, 교원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둘째딸을 위해서 차를 우리고 다식을 만들면서 행복을 느낀다.
남편이 운영하는 서점(전주 고속터미널 내)에 다실공간을 만들어 차에 관심있는 사람들과 차에 관계되는 여행도 하고 함께 봉사도 하는, 문화를 나누는 일상이 그가 그리는 계획이다.
박 소장은 한중문화협회전북지부 운영위원이자 주부클럽전북지회 이사로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와 주부클럽전북지회, 학교 등에서 다도·예절교육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