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없어지고, 잡담에 전화까지…
독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컴퓨터와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생활화'하게 만드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다. 그래서 집안 곳곳에 책을 놓아두거나 거실을 도서관으로 만들기, 다 읽은 책에 스티커 붙이기, 매일 도서관 방문하기 등 여러 가지 방법들이 동원된다.
2007년 12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총 609곳. 총 이용자수가 1억8240만명, 이용책 수 2억6446만1000권, 열람좌석도 한 자리당 186명이 이용하고 있다. 해마다 그 수는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공 도서관 소장 도서가 지속적으로 없어지고 있다는 일이다. 이젠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는 말도 옛말이 돼 버렸다. 책을 읽고 싶어도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았던 시절에 생겨난 말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도덕심의 결여로도 여겨지고 있다.
ㅈ대학교 도서관은 도서관 자료의 무단 반출행위가 비일비재하다. 책의 바코드를 떼고 책을 가져 가려다 적발 되는 경우다. 문제는 적발된 학생들이 이를 범죄행위로 생각지 않고 변명으로 마무리 하려다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다. 도서관의 책을 무단 반출하여 인터넷직 거래로 팔려다가 졸업생의 신고로 밝혀진 사건도 있었으며,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 도서관에선 한 시민의 제보로 모아파트 쓰레기장에서 이곳의 책 5∼6권이 버려져 있어 조회를 해본 적도 있었다. 물론 대출자는 찾을 수 없었다. 게다가 요즘엔 대학 교재가 비싸다는 이유로 필요한 부분만을 뜯어 가는 사례들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열람실에서 책을 보면서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잡담을 하거나 휴대전화를 큰 소리로 받는 학생들도 많다. 유치원 아이를 초등학생 형제·자매한테 맡겨 아이를 시끄럽게 뛰어다니도록 방치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옷가방 등을 방치한 채 장시간 이용치 않는 자리 독점 등도 많이 발생한다.
ㅈ 도서관의 사서 김모씨는 "도서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면서 가만히 기다리지 못하고 졸졸졸 쫓아다니며 간섭하거나, 책이 없어져 못 찾으면 핀잔을 주면서 언성을 높이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 내에 책을 보는 사람도 많고, 일부 분실돼 책을 못 찾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예외적인 상황이 무시된 채 모두 사서 탓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아줌마'라는 호칭도 '선생님'으로 바꿔져야 한다고 짚었다. 심지어 일부 학부모들은 이런 이야기를 꺼내면 '선생님은 무슨 선생님이에요. 학교 선생님도 아닌데…'라며 핀잔까지 줬다고 했다. 하지만 학부모가 상대방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도서관 이용하는 에티켓은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하는 습관으로부터 발생된다고 봅니다. 책을 훔치고도 별다른 양심의 가책을 못 느낀다거나, 모두가 함께 이용하는 공간에서 상대방에게 소음 등 피해를 주는 도덕불감증은 바로 잡아야죠. 공공도서관이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나려면 이런 사소한 배려와 상식을 지키는 일에서부터 비롯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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