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축제·소리전당 통합방안] "소리축제-소리전당 통합 아직은…"

발전방안 공청회…예산절감 이유 무리하게 추진하면 부작용 우려 지적

17일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 발전방안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조직개편과 통합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강민([email protected])

예산 절감을 이유로 전주세계소리축제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무리하게 통합하는 것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특히 소리축제가 단순히 소리전당의 부대행사로 전락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두 조직의 통합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도 당장 내년은 불가능하며, 장기적인 계획과 여론을 고려해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7일 전북도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 발전방안 공청회'에서는 각각 통합을 통한 예산 절감 효과와 이질적인 조직을 통합하는 데 따른 부작용을 내세운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정덕 전북대 교수는 "소리전당과 소리축제는 소리 활성화라는 공동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양쪽 기관이 공간, 운영, 홍보마케팅 등에 있어서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통합을 통해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통합에 찬성했다. 이교수는 통합을 통해 두 조직에 상승효과를 주려면 절감된 예산을 소리축제의 질을 높이는 데 사용하고, 소리전당이 소리문화로의 특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소리축제 기획팀의 자율성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승근 서울대 교수는 "소리전당 운영이 연간으로 진행돼야 하는 반면, 축제는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행사를 치러야 한다"며 "소리전당과 소리축제의 인위적인 통합은 조직간의 이질성으로 인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통합에 반대했다.

이날 공청회는 소리축제 조직개편 및 통합방안에 대한 도민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마련됐지만 일부 토론자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경제적 논리로만 통합 문제를 재단, 문화예술인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특히 문화계에서는 도가 이미 전당에 축제를 흡수시키는 것을 확정하고 방법론만 고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두됐다.

최영환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꼭 내년 소리축제를 치러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올해 안으로 소리축제의 방향을 잡겠다"고 밝혔다.

현재 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해산이나 다름 없는 상태. 임기가 내년까지인 안숙선 조직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했으며, 조직위원들의 임기도 이미 만료됐다. 내년 3월까지가 계약기간인 감독을 제외하고 사무국 직원들의 계약도 이달 말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