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추상적 난해'..수필 '일상의 형상화 미흡'..동화 '상상력 부족'..소설 '미래사회 소재 눈길'
"사회 현실을 비판하거나 다양한 상상력이 동원되는 작품들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신춘문예 당선작들의 경향을 흉내 낸 작품들이 많았다."
올해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다소 활력이 떨어지고 정체된 느낌의 작품이 많았다는 의견이다. 지난 18일 오후 4시 전북일보 7층 회의실에서 열린 신춘문예 예심심사(심사위원장 김유석)에서 심사위원들은 "특히 10년 만에 이뤄진 정권 교체,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촛불 집회, 국가경제의 급속한 하락 등 사회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한 작품들이 적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올해 신춘문예는 시 853편, 수필 417편, 동화 54편, 소설 51편 등 총 1375편이 접수됐다. 지난해에 비해 출품작의 숫자는 다소 줄었지만, 출품작이 전국 각지에서 접수됐으며, 고등학생부터 80대에 이르기까지 참가자의 층도 넓어졌다. 특히 장년층 참여가 월등히 높았다.
예심은 김유석, 김재희, 이세재, 기명숙, 경종호, 박태건, 최기우, 문신씨 등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문인들의 모임인 '전북일보 문우회'가 맡았다. 예심위원들은 "문학은 자신이 세상과 다를 수 있다는 도전과 모험정신에서 비롯되는데 그런 실험성을 가진 작품이 많지 않았다"며 "절박한 자기 체험이 부족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올해 시 응모작의 두드러진 경향은 '추상적으로 흘렀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시어 선택이 분명하지 않아 난해한 시들이 많았다. 지난해엔 시대를 반영한 단어가 많이 눈에 띄었으나, 올해는 엇비슷한 단어들을 나열해 시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든가 감상적 향유에 그친 시가 많았다는 평가다.
소설은 지난해에 비해 소재가 지나치게 한정됐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구조가 비교적 탄탄해졌고, 미래 사회를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선보였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동화는 다채로운 상상력이 드러난 작품은 적었으나, 이야기를 엮어가는 완성도와 문장력이 좋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노인 문제 등을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도 있어 주목을 모았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소수자 입장이나 동물의 입장에서 삶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수필은 생활이야기를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생활을 담았어도 그 소재를 끄집어낸 이유가 잘 형상화돼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미흡했다는 설명이다. 대화체가 지나치게 많고, 기존 당선작을 그대로 모작하는 일도 있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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