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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축제] '낙화' 등 중국시로 盧 전 대총령 추모

'제14회 시와 소리의 만남'

왼쪽부터 김병기 교수, 김춘향 씨, 원송 씨. ([email protected])

"엘리어트는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했지만, 한국에서는 5월이 잔인한 달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노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평등·자유·민주를 실천했던 고인의 넋을 되새기는 추모의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회를 맡은 양병호 전북대 교수가 운을 떼자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이날 자작시'하얀 목소리','그것은'을 낭송하기로 했던 한승헌 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장의위원회 고문을 맡아 불참, 조용한 추모의 분위기 속에서 김병기 전북대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중국시로 5월의 여운을 챙겼다.

 

29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고하문예관에서 열렸던 '제14회 시와 소리의 만남'.

 

김병기 전북대 교수는 이날 두목의 '이별 앞에서', 이상은의 '낙화'등 시인 소개와 함께 중국시를 낭송했다.

 

"이상은씨는 당나라 말기 시인이죠. 당파 싸움이 휘몰아칠 때 사랑과 정치적 신념이 달라 적대적 관계를 맺게 되는 바람에 양쪽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습니다. 불우한 자신의 처지로 측은지심이 많아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향한 연민도 컸고, 이루지 못할 사랑으로 가슴앓이도 많이 했죠. '낙화'를 읽으면서,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어 1920년대 중국의 근대시절 유반농의 '날더러 어떻게 그녀를 그리워하지 말라 할 수 있어요'를 그의 제자인 김춘향씨와 중국인 원 송씨가 번갈아 낭송, 애절한 그리움이 여성과 남성의 목소리로 읊어졌다.

 

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인 김수미씨(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전수자)는 양금으로'하현 도드리','천년만세'를 차분한 선율로 연주해 5월의 마지막을 수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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