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에 식음연회팀 지배인 '중책'…직원 인사·친절·음식·와인 교육 가르쳐
"하늘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스튜어디스라면 땅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은 호텔리어(hotelier)라고 생각합니다."
'최연소 지배인'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 불리는 김용두씨(28)는 전주코아리베라호텔 식음연회팀 지배인을 맡고 있다.
"스물한살에 입사해 2년 전 지배인으로 승진했어요. 전(前) 지배인님이 갑작스럽게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최연소 나이에 지배인이 됐죠. 그 때는 제 경력도 부족했고 한 팀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가 돼야 한다는 부담감에 몇 번을 거부 했었지만,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고 도와주셔서 용기를 내 시작했어요."
그 무엇도 두려울 것이 없고 어떤 일이든 '척척'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열정이 풍만했던 고등학교 시절. 그에게는 너무 이른 나이에 아픔과 시련이 찾아왔다. 그러나 힘든 주변 환경이 지금의 김씨를 있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 1때 어머니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연이어 2학년 때는 아버지마저 병으로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제 밑으로 중학생 동생이 있었는데, 한 순간에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돼 버린거죠."
부모님을 잃은 슬픔도, 방황도 그에게는 사치였다. 돈을 벌어야 하는 처지에서 방황할 시간 조차 없었다. 그 후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 나가는 동시에 학업도 병행해야 했다.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었죠. 스무살 때에는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어요. 손님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는 모습을 보면 내가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죠. 아마 그 때부터 이 일이 제 적성에 맞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현재 그는 식음연회팀 지배인으로 후배 직원들에게 인사·친절 교육부터 음식·와인에 이르기까지 호텔리어의 자질과 필수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리더로서 팀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선장으로서 여전히 부족함이 많다"고 겸손해 했다.
"아직 저도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데, 저를 믿고 따라주는 후배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지 못하는 것 같아 가끔 미안할 때가 있어요.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서 한 팀이 아닌, 한 가족으로 만들어 나가야죠."
김씨는 후배 직원들 사이에서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라 불린다. 그 이유는 교육 또는 예절을 가르칠 때는 호랑이 선생님, 호텔 밖에서는 친한 형이자 동생처럼 편하게 대해주기 때문이다.
"말은 안해도 후배들 고생이 많을 겁니다. 저는 숙제를 많이 주는 편이거든요. 달랑 백지 한 장 주고 메뉴에 있는 음식 종류부터 가격까지 작성하게 하거나 고기·와인 종류 및 색상까지 적어보라고 하거든요. 가끔씩 제가 '너무 심하게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후배들을 위한 행동이라며 스스로 위로하죠."
호텔리어가 된 지 어느덧 8년째. 그는 단순히 호텔리어의 깔끔한 겉모습과 화려한 호텔에서 일하는 모습에 반해 아무 준비없이 무턱대고 업종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호수에서 떠다니는 오리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답거나 평온해 보인다고 말하죠. 그러나 수면위의 모습이 아닌, 수면 밑을 보면 상황은 정반대거든요. 호텔리어도 마찬가지죠. 손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더 나아가 최고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우리 호텔을 다녀간 손님 또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열심히 노력해서 총지배인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큰 꿈이라면 성공한 외식업 CEO가 되는 것이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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