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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재발견 현장답사] ⑭2009년 대단원 막 내린 현장답사

우리 숨결 다시 보듬을 그날을 기약하며…

억경대에서 본 전주의 석양. 지난달 막을 내린 '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우리 땅의 뜨거운 역사를 보듬은 숭고한 발걸음이자 살아 숨쉬는 우리의 역사와 함께 한 시간이었다. ([email protected])

전주문화사랑회와 전주역사박물관, 전북일보, 전주시가 공동주관하는 '전주재발견 현장답사'가 지난 11월 28일 '신작로를 따라 일제 수탈을 본다' 답사를 마지막으로 2009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기획단계를 제외하고라도 8개월여 동안 17회의 준비와 더불어 이 땅의 뜨거운 역사가 옹골지게 응어리져 베긴, 살아 숨 쉬는 그 곳에 직접 자신을 던져보고 싶은 80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우리 지역 구석구석을 보듬은 아름답고도 숭고한 발걸음이었다.

 

전주향교를 찾은 관람객들. ([email protected])

 

▲ 전북일보와 함께 해 시민 호응 더 높아

 

'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올해가 아홉해 째. 특히 올해는 전북일보와 함께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또한 시민들을 위한 편의 사항이 대폭 보강되어 답사와 관련된 정보들이 신속하게 제공되었다. 신청일만 되면 항상 불통되기 일쑤였던 전화접수가 인터넷 접수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면서 한결 투명하고 말끔해졌다.

 

게다가 매월 넷째주에 치뤄지는 기획답사는 답사도 답사거니와 전일 일정 속에 식도락의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하였다. 아직 추위가 덜 풀린 3~4월이나 입동이 지난 11월 무렵, 아니 비라도 오는 궂은 날에는 저마다 준비해 온 차가운 도시락이나 옹송한 김밥 한 줄에 식체라도 들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 올해부터는 조금 더 신경이 쓰이더라도 일정에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갈하면서도 '게미'진 지역 맛집을 찾아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다들 한상에 둘러 앉아 배불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난 뒤 얼굴 가득 미소 가득한 시민들과 함께하는 답사는 어느새 낯선 사이일지라도 이심전심에 염화미소라, 한결 부드럽고 수월해진다.

 

또한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한 여행자보험, 종일 답사의 노곤함이 밀려오는 늦은 오후 간식으로 제공되는 시원하면서도 달짝지근한 커피 한잔과 고소한 빵 한 조각 모두 답사에 참석한 시민들을 위한 따뜻한 배려이자 최상의 서비스이다. 아직까지 누려보지 못한 시민들은 내년 일정을 꼭 체크해 두었다가 답사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바란다.

 

▲ '전주재발견 현장답사' 중 추천코스

 

 

'전주에서 싹튼 조선왕조'는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특히 추천해 주고 싶다.

 

'온고을 전주'는 경기전과 한옥마을로부터 시작된다. 태조로를 따라 조선왕조와 왕실에 관련된 고아한 유적들을 돌아보며 한나절 느림의 미학을 맛 볼 수 있는, 전주를 소개하기에 가장 무난한 코스이다. 행여 더운 날엔 마디 고운 합죽선으로 바람을, 혹여 추운 날엔 색이 고운 한지스카프를 목에 둘러준다면 전주의 역사와 문화에 풍류까지 선사하는 근사한 기회일 것이다.

 

전주의 넉넉한 품세가 보고싶다면 '남고산성에 어린 역사와 문화'와 '중바위에 서린 후백제 정신'을 통해 답사한 코스를 찾아가 보자. 못다 이룬 후백제의 꿈 터 동고산성을 돌아보고 중바위에 서면 서천을 가득 메운 갈대밭, 하얀 갓털에 부딪혀 퍼진 노을이 눈부시다 못해 황홀할 정도.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짙푸른 나무 숲 사이 경기전 진전이 보이고 올망졸망한 한옥들이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저녁 예불을 알리는 남고사의 은은한 종소리를 들으며 남고산성 억경대에서 바라보는 해질녘의 전주도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왼쪽으로는 곤지산과 황방산, 가련산과 건지산이 뻗어가고 탁 트인 북쪽의 기름진 평야는 이어온,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천년전주를 질 골격이자 육신일 것이다.

 

▲ 내년에도 전주답사 매월 두차례 진행

 

'전주재발견 현장답사'는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2·4주 토요일에 정기답사와 기획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자 역시 정기답사는 가족을 위주로, 기획답사는 중학생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펼쳐질 것이다. 예전에 비해 지역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러한 지역문화를 보는 시민들의 안목이 무척이나 높아졌다. 이에 발맞추어 좀 더 다양해진 주제와 변화된 코스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꽃피는 봄, 우리 땅을 힘차게 디딜 그날을 기다려 본다.

 

/나상형(전주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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