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의료원 실험결과
콜라와 사이다 등의 산성 음료를 마신 뒤 곧바로 양치를 하면 오히려 치아 부식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경희의료원 소아치과 박재홍 교수팀은 콜라처럼 산성도가 높은 음료수를 마신 뒤 곧바로 양치질을 했을 때 치아 표면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산성 음료가 치아 부식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콜라와 사이다 등의 탄산음료는 pH 값이 2~3에 해당한다. 보통 중성 pH 값을 7로 봤을 때 0~6은 강한 산성, 8~14는 알칼리성으로 구분한다. 맥주(pH 4)와 오렌지주스(pH 3~4)도 산성 음료에 해당한다.
이번 실험에서 산성 음료에 의한 부식 정도를 치아 표면의 '거친 정도(Sa)'로 측정한 결과, 콜라 또는 스포츠음료에 1시간 정도 치아를 노출시키자 Sa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 Sa 수치가 높다는 것은 산에 의해 부식이 많이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콜라를 마시고 10분 후 양치질을 했을 때의 Sa 수치는 콜라를 마신 뒤 30여분 동안 타액(침)으로 중화작용을 거쳤을 때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이 같은 부식 정도를 원자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 정상 치아 표면은 매끈한 데 비해 산에 노출된 치아의 표면은 매우 거칠고 중간 중간 구멍이 뚫린 것처럼 녹아내린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박재홍 교수는 "우리가 사용하는 치약에는 치아표면을 닦아내기 위한 연마제가 들어 있기 때문에 산성 음료를 마신 후 바로 칫솔질을 하면 산성 음료 자체의 부식효과에 연마제 작용이 더해져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산성음료를 마신 후에는 바로 칫솔질을 하기보다 물이나 양치액으로 가글하거나, 타액의 중화작용을 기다리기 위해 30분에서 1시간 정도 후 칫솔질을 하는 게 좋다고 박 교수는 권고했다.
박 교수는 "치아 부식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산성 음식의 소비를 줄이고, 우유나 치즈처럼 치아 표면이 단단해지도록 돕는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면서 "산성음료를 마실 때는 조금씩 천천히 마시는 것보다 빨리 마시는 게 좋고 빨대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