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9년 지어진 국회 의원회관의 역사가 20년을 넘으면서 각 방에 얽힌 사연들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특히 국회 개원과 동시해 4년 후 여의도 재입성을 위해 뛰어야 하는 국회의원들에게 각 방 주인의 당선과 낙선 사례는 '장수방'과 '낙선방'의 소문을 낳으며 전설처럼 전해내려오고 있다.
643호실은 입주한 의원마다 중도에 짐을 싸서 나가게 된다는 '괴담'의 진원지.16대 때 이 방에 들어간 당시 새천년민주당 박주선 의원은 나중에 무죄 판결을받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돼 임기 5개월을 앞두고 방을 나가야 했다.
17대에선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이, 18대에선 한나라당 홍장표 의원이 잇따라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으면서 방주인들이 줄줄이 '아웃'됐다.
428호와 444호도 비슷한 이유로 의원들이 기피하는 방중 하나.17대 국회에서 이 방을 썼던 한화갑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홍업 전의원이 재보선에서 당선돼 방을 물려받았지만 18대 공천에서 탈락했고, 무소속으로출마했다 낙선했다.
'4'자가 반복되고 있는 444호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16대 김낙기 의원과 17대 정종복 의원이 모두 낙선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4월 재보선에도 출마했지만 또다시 떨어졌다.
반대로 4선의 민주당 정세균(610호) 대표와 역시 4선의 임채정 전 국회의장(612호) 등이 쓰던 방은 '장수방'으로 통한다.
또 방주인의 개성을 드러내는 방도 있다.
6.15 남북정상회담의 주역인 민주당박지원 의원은 그 의미를 살리는 뜻에서 615호를 쓰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6선의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은 초선 때부터 지금까지 4.19혁명을 뜻하는 419호를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도 18대 국회로 끝이 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제2 의원회관 신축과 현 의원회관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에 19대때부터는 새 건물에서 새 주인들이 새로운 전설을 다시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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