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 2일 국회 본회의에 예산안 상정 안해
10일까지 협상 기한, 여야 예산논의 예결위 단계서 원점
전북 상임위서 증액된 예산, 예결위서 살아날 가능성 불투명
야권 내부서도 무리수가 외통수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
우원식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2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온 내년도 예산안 상정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전북의 예산정국 역시 원점으로 회귀했다.(관련기사 3면)
이날 우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처리한 감액안과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 모두 상정하지 않았다. 우 의장은 대신 오는 10일까지 여야가 협상한 예산안을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상임위를 통과한 전북지역 사업을 국회의장이 제시한 시한까지 예결위가 이를 의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 상임위를 통과했더라도 증액이 필요한 예산도 상당해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와 전북도 등에 따르면 예결위에서는 전북 예산이 단 한 개도 다뤄지지 못했다. 여야 논의 없이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주도한 감액 예산안이 기습적으로 통과됐기 때문이다.
만약 민주당의 감액안이 상정됐을 경우 전북도와 도내 14개 기초단체의 국가예산은 정부안 그대로 확정될 수도 있었다. 정부 예산안에 담긴 전북 예산은 9조 600억 원으로 목표치인 10조 원에 9400억 원이나 미달한 금액이다.
앞서 상임위 단계에서 증액된 전북자치도 예산은 178개 세부사업 4053억 28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기존 목표치에는 못 미치지만 41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국회 단계에서 되살아나는 과정에 있었던 셈이다. 예결위 단계에선 이 예산은 4700억 원 수준까지 늘리는 게 도와 정치권의 요구였다. 만약 여야 협상이 난항으로 흘러갈 경우 어렵게 딴 4000억 원대의 예산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다. 일각에선 협상을 명분으로 상임위 단계에서도 좌절됐던 예산의 회복이 가능하다면 최대 5000억 원에 가까운 증액 성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내년도 예산안 협상에 대해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면서 상임위 단계서 증액된 전북 예산이 예결위서 살아날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예산 확보 기간에 다음 지선이나 총선 등 선거에 필요한 업적을 쌓아야 할 전북정치권의 입장도 난감해졌다. 아무리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간다 해도 지역구를 무시하면서까지 정치를 할 명분이 마땅치 않아서다.
야권 내부에서 “무리수가 외통수 될까 걱정”이라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와 관련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법정예산안 시한(12월 2일)을 꼭 지키고자 했던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했다. 감액안을 고집하는 배경에 대해선 "국회는 감액 권한만 있고 증액 권한은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비정사적으로 운영되는 나라 살림을 정상적으로 돌리기 위해 국회 권한으로 내린 특단의 조치"라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다만 "마지막까지 민생예산, 미래 준비 예산, 정책 예산을 관철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감액안 철회가 먼저”라며 “감액안 철회 없이는 협상도 없다”고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야당의 감액안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향후 전북 예산 증액은 어려워진 상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