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의 작곡가 고(故) 안익태(1906∼1965) 선생이 1930-1933년 미국 신시내티 음악대학에 유학할 당시 학적부와 성적표가 공개됐다.
시카고에 거주 중인 재미 민간 역사연구가 유광언 씨가 확보한 안 선생의 학적관련 자료는 안 선생이 1930년대 초반 재학했던 '신시내티 음대'(Cincinnati Conservatory of Music)의 후신인 신시내티대학교의 기록보관.희귀도서 도서관에서 발굴됐다.
학적부에는 안 선생이 1930년 9월18일 이 대학에 입학했으며, 친필로 주소를 '평양, 코리아'라고 밝혔다. 또 이름은 'Ahn, Ik Tai'로 표기해 1938년 이후 헝가리 체류 당시 사용한 'Ahn Eak-Tay'와는 표기가 약간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또 1930년 가을 학기부터 1933년 봄 학기까지의 성적표를 보면 전공인 첼로를 비롯해 오케스트라(Orchestra), 앙상블(Ensemble), 화성법(Harmony), 합창(Chorus) 등의 강의를 수강했으며, 대부분 우수한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인 첼로의 경우 3강좌를 수강한 가운데 A를 받아 당시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로 주자로 활약했던 실력을 그대로 입증했다.
또 오케스트라 강좌의 경우 4학기를 수강해 모두 A를 받았는데 미 대학에 재학하면서 지휘자가 되기위한 수련과정으로 이 과목을 집중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선생에게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을 지도한 블라디미르 바카레니코프(Vladimir Bakalenikoff)는 당시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 겸 비올라 수석 주자로, 당대 최고의 음악가들로부터 지도받았음을 보여 주고 있다.
유씨는 2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시내티는 안익태 선생이 처음으로 직업 연주자 생활을 하면서 음악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곳"이라면서 "특히 애국가의 첫 음절을 신시내티에서 작곡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일제시대 미국에서 활동하던 애국단체인 '대한인 국민회' 기관지인 신한민보에 안 선생이 1936년 3월26일 기고한 '대한국 애국가'라는 글을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안 선생은 이 글에서 "(1930년 9월) 미주에 온후 제일급선무로 '대한국 애국가' 근작을 깊이 느끼고 작곡하기로 그때 결심했음니다. 재래로 부르는 애국가 곡조는 스코틀랜드 술노래 였는데 신성한 '대한국 애국가'로 그 곡조를 사용함은 대한국의 수치인줄로 자각하였음니다. 과거 오년간 구심 근작하여 약 이년전에 처음절은 필하였음니다 만은 후렴은 필하지 못하고 지나던중 지난 십일월(1935년)하루 어느날 이른 아침에 실로 하나님의 암시로 후렴전부를 근작 하였음니다"라고 적고있다.
유씨는 이어 "최근 출간된 '시카고 한인 감리교회사'에 따르면 안 선생은 1938년까지 시카고에서 아메리칸음악대학(American Conservatory of Music)의 학생으로 재학하면서 시카고 한인 감리교회에 출석했다"면서 "특히 이 책에는 시카고에 거주하면서 반일운동을 했다는 내용이 있는 만큼 안 선생이 최소한 미국에 있던 9년간은 친일행위를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선생은 미국생활을 마친뒤 1938년부터 1941년까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리스트 페렌츠 음악예술대학(리스트 음대)에서 유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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