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 특성과 유사한 세라믹 활용
치과대학에 입학하여 치과라는 학문을 처음 접하면서 학부시절에는 기존 선학들이 정립해 놓은 개념을 받아들이기에 급급했고, 그냥 교수님들이 시키는대로 막연히 반복하고 외우면서 따라갔다. 그런데 임상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치과라는 학문이 책에서만 보던 내용과는 달리 참으로 오묘한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일반인들은 '치과'하면 금니를 씌우고 때우는 것과 치료비용이 많이 든다는 사실만 생각할 뿐 정작 자신의 입 안에서 벌어지는 교합과 저작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치과의사가 힘들게 조절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치과질환이라는 것이 감기처럼 그냥 불시에 왔다가 치과에 가서 돈 좀 들이면 본래 상태대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혹시 치료 후에 약간의 불편감이라도 있으면 왜 치료를 했는데도 계속 불편하냐며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임플란트만 하면 원래 자연치처럼 똑같은 기능과 심미성을 회복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충치나 외상에 의해 삭제되고 사라진 치아의 경조직은 감기처럼 본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어 치과 질환은 질병이 아니라 장애임을 일반인들도 인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최근 환자들을 보면 통증이나 저작능력의 개선을 위해 내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단지 심미적인 개선을 위해서 오는 사람들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TV광고, 인터넷 등 대중 매체의 발달이 이에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최근 공중파 TV 방송을 보면 HD, 즉 고화질 방송이 주류를 이룬다. 얼마전 TV를 보고 있는데 너무나 선명하다보니 배우들의 치아가 보철물인지 아니면 자연치인지 확연히 구분할 수가 있었다. 비단 연예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미적인 것에 대한 욕구가 커져가고 있으며 치아도 예외는 아니다.
21세기 들어 Lookism이란 새로운 신조어가 등장하고 인터넷과 방송 미디어의 발달로 외모 지상주의가 만연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앞니의 심미적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치과에 내원하고 있다. 단지 심미적인 목적만으로 건전한 자연치를 삭제해야 하는 경우라면 삭제전에 심각한 고민을 해보게 된다. 환자를 위한 배려라는 입장에서 과연 이 치아를 깎아야 할지를 환자와 상담후에 결정해야 하고 만약 깍아서 수복해야 한다면 반드시 각 치료 과정마다 합당한 이론적 근거를 찾아 명확한 원칙에 맞추어 진행해야 한다.
크라운이나 라미네이트 치료에 사용되는 재료인 세라믹은 심미적 우수성으로 인해 치과영역에서 그 사용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이는 세라믹의 색조, 질감, 투명도가 자연치의 특성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세라믹은 또한 생체적합성이 우수하며 특정 금속에 대한 환자의 과민반응 및 보철물의 장기간 사용으로 인한 치은부 변색이 없으므로 다른 재료를 이용한 보철물에 비하여 생체친화적인 보철물 재료이다.
앞으로도 심미적인 이유로 치과를 찾는 환자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고 또한 환자의 심미적 기준과 요구도 높아지리라 생각된다. 따라서 치과의사는 전치부 수복에 있어 자연치에 버금가는 심미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고 그러면 환자들도 더욱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록(전주 석플란트 치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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