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오페라단 창작오페라 '논개' 서울 공연
창단 25주년을 맞은 (사)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창작오페라 '논개'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랐다. 올해 2회를 맞은 '2011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참가작으로 논개를 토대로 하되 창작오페라로 탈바꿈한 작품이다. 2006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최우수작으로 선정됐고 2007년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올라 호평을 받은 데다 전국의 뛰어난 오페라 가수들을 오디션 해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지성호 전북대 교수가 작곡한 곡은 소리꾼의 노래에 대한 반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구현되는 모든 소리를 관현악화해 이끌고 나갔다. 이수동 한복 디자이너가 맡은 의상은 여느 공연보다도 고증적인 면에 신경 써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의 풍경을 그대로 빚어냈다. 총연출을 맡은 정갑균씨와 예술감독 극단하늘 조승철 대표가 극중 해설자(도창)를 넣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무대에 긴장감을 더하고 이해를 도와 빛을 발했다.
창작오페라 '논개'는 조선시대 논개의 이야기에 판소리·국악관현악·서양관현악 등 동서양 음악을 한데 아울렀다는 점에서 기존 호남오페라단의 음악적 색깔을 완성도 있게 보여줬다. 1막과 2막은 신화적 존재로만 여겼던 논개의 출생을 설명하고 왜장을 껴안고 죽기까지의 행동에 타당성을 부여하고자 노력했다. 3막은 최경회를 찾아 전장에 온 논개가 최경회와 그의 군대가 죽음을 맞는 장면이 묘사된다. 최경회가 죽음을 목도한 논개의 애 끓는 아리아는 하일라이트. 4막은 최경회가 죽은 뒤 기생 논개의 삶이 압축적으로 그려지면서 일본군 장수 게야무라를 유혹하고 촉석루에서 몸을 던지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배우들의 균형감은 좋지만 좀 더 무르익을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음악의 중독성은 여전히 강력했다. 무대의 긴장감이 3막과 4막에만 집중된 점이 아쉽다. 후반부의 빠른 전개가 전반부까지 지루하게 만들도록 하거나 반대로 전반부로 인해 후반부의 강한 임펙트가 너무 짧게 끝난다는 인상이다. 21세기 창극을 표방하면서 무대나 의상이 큰 특징을 가지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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