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문화예술 랜드마크' 자리매김…토착문화·지역인대 육성 힘 쏟아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올해로 개관 10년을 맞았다. 복합문화공간인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전북도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토착문화 진흥이나, 지역예능 육성은 상대적으로 소홀한게 아니냐는 지적도 동시에 받고 있다. 개관 10년을 맞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그 성과와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 연혁및 성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개관 10년을 맞아 명실공히 도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눈높이를 한차원 올려놓은 것으로 평가받을만하다. 조수미의 공연이나 '사우드오브 뮤직''맘마미아', '엄마를 부탁해' 등의 유명한 공연은 물론, 최근 끝난'내셔널지오그래픽 전'에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유명한 공연의 경우 1인당 가격이 적게는 5만원, 많으면 10만원이 훌쩍 넘어서지만 빈 자리를 찾기 어렵다. 도민들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이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이미 국내 최고수준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는 곳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10년전 갓 문을 열었을때 연간 20만명에 불과했던 관객이 이젠 40만명이 훌쩍 넘어설만큼 저변도 확대됐다. 비수기(한여름·한겨울)를 제외하곤 공연장이나 전시장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다. 언제부터인가 전북의 문화적 자긍심을 상징하는 곳이 됐고, 전북 문화예술의 허브 랜드마크가 된지 오래다. 다문화시대를 맞아 글로벌 교류를 하는 구심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극장을 제외하곤 전국에서 가장 좋은 곳중의 하나로 꼽히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특히 국내 대표적인 민간위탁 성공사례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1994년 예술계·학계·언론계 인사 13명으로 건립자문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첫발을 뗐다. 이후 전북도와 전북대간 부지 교환을 계기로 속도가 붙기 시작해 마침내 2001년 9월 문을 열었다. 1998년 1월 착공이후 4년 가까이 걸려 완공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1200억원 가까운 예산이 투자됐다. 연면적 1만1045평, 건축면적 4043평 규모로 개관했다. 2138석 규모인 대극장 모악당을 비롯, 714석 규모의 연지홀, 222석 규모의 명인홀 등 공연장을 갖추고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으로 본격 출발했다. 학교법인 예원예술대학교에서 수탁을 맡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총수입은 53억4899만2000원으로 영업활동에 의한 것이 17억49만9000원, 보조금이 36억4849만3000원 등이다. 보조금 내역은 도 보조금이 35억5679만3000원, 학교법인 보조금이 1450만원, 국고나 행사 보조금이 7720만원 등이다. 영업활동 수입은 입장료가 8억1983만5000원, 대관료가 6억6939만2000원, 임대료 수입이 8672만2000원 등이다. 전북도와 학교법인 예원예술대간 위·수탁 내역을 보면 건축및 토지가 1222억7400만원, 비품이 17억8200만원 등이다.
지난해의 경우 공연장 가동률은 무려 71.7%에 달한다. 전국 평균 공연장 가동률이 38.5%인 점과 비교하면 놀라운 수치다. 공연 건수가 418건, 전시가 166건, 회의장이 50건 등으로 총 634건의 행사가 치러졌다. 관람객은 공연에 23만8172명, 전시가 16만254명 등 총 40만8024명에 달한다. 지난해 도민 5명중 한명꼴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찾았다는 얘기다.
▲ 향후 과제
도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나,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개관 10년을 맞으면서 차츰 건물이 낡아 시설물이나 장비관리가 중요할 뿐 아니라, 앞으로 매년 관리비가 급상승할 우려가 크다.
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 김광수 의원(전주2)은 "지금까지는 괜찮았으나,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건립 10년이 넘어서면서 각종 시설이나 장비를 개·보수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갈수밖에 없어 자칫하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돈먹는 하마'가 될 소지도 있다는 것. 그는 특히 "지난 10년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민간위탁을 통해 무리없이 운영됐고,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토착문화 진흥이나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진지하게 자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내 한 예술인은 "수준급 외지인들의 잔치판을 벌여놓고 서민들의 코묻은 돈을 긁어모은 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며 향토 문화예술인들이 보다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단 출범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향후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중대변수중 하나다. 문화재단이 출범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통합이 불가피한 때문이다. 예원예술대와 내년말 위수탁 기간이 만료되는 시점을 앞두고 각 이해관계인간에 격렬한 논쟁과 힘겨루기가 펼쳐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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