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여권 텃밭인 부산을 찾았다.
지난해 6월 중순 한국전 60주년을 앞두고 유엔기념공원을 참배한 이후 1년3개월만이다.
이 대통령의 부산행은 동남권 신공항 유치 무산과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여권에 등을 돌리는 부산 민심을 다독이려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대통령은 이날 다른 회의가 예정돼 있었으나 연기하고 부산 방문 일정을 마련토록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또 취임 이후 처음으로 종일 한 도시에 머물며 5개의 일정을 쉴 틈 없이 소화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이 대통령은 먼저 부산항만공사에서 열린 지역 인사 오찬간담회에서 "임기 중에 최장 시간 지방에 머무는 날"이라며 스스로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지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감안한 듯 ▲부산 물부족 해결 ▲김해공항국제선 노선 증설을 위한 청사 증축 ▲부산-울산 경전철 철도 복선화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돈을 쥐고 있는 박재완 (기획재정) 장관도 와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정부가 부산에 해준 게 뭐 있노'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섭섭해하는 분도 많다고 들었다"면서 "이 시간부터 '섭섭하다' 이런 얘기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러분이 걱정하고 심려하는 것에 대해 부산 시민만큼 나도 신경쓰겠다"면서 "여기가 잘 돼야 대한민국도 된다. 일류도시라는 자신감을 갖고 힘을 모아주면 내가 임기중에 할 수 있는 일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서울시장 시절 '서울국제영화제'를 만들자는 제안을 접하고 "부산이 하고 있으면 거기에서 해야지, 서울이 하면 되겠느냐"며 반대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부터 (내가 부산 발전에) 기여한 것"이라고 말해 참석자들 사이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부산북항으로 이동해 지역 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들은 뒤 신발산업진흥센터에서 지역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하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대ㆍ중소기업 상생과 관련해 "문화를 바꾸고 인식을 바꿔야 오래가지, 억지로 하면 정권이 바뀌면 쑥 들어간다"면서 "몇 개 그룹에서 더 적극적으로 하기는 하지만 인식의 변화가 덜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사람들도 그렇고 사람들이 너무 명품 브랜드를 좋아한다"며 "국산이 국산이어서 사랑하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 세상이다. 국산인데 질이 좋으니 써달라, 이렇게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주식회사 성일SIM 공장을 시찰한 뒤 아시아 영화의 메카로 떠오른 부산의 '영화의 전당' 개관식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부산 시장이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 3대 영화제가 목표라고 하지만 세계 최고의 영화제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고의 영화의 전당 안에 내용도 세계 최고의 콘텐츠가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에서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청와대에서 백용호 정책실장 등도 참석해 북항 재개발과 외곽순환도로 정비, 영화산업 진흥과 같은 지역 숙원 사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관계 부처와 수석실별로 부산 지원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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