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까지 전주 아카갤러리
작가의 오랜 주제는 '생명'. 실물을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는 극사실화를 정밀하게 재현 중이다. "자연을 인간을 위해 희생되어야 할 재물로 여기는 서양의 파괴적 미학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생각해요. 인간의 황폐함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신이 인간을 구원해주리라 하는 천박한 의식에서 한 발짝도 더 못 나가고 있어요."
그에게 "생명은 우주의 순환 속에서 빚어진 정화". 자유롭진 못하더라도 하늘과 땅과 소통하면서 생명의 모습을 완성시키는 나무가 생명의 이미지에 적합하다고 봤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불규칙적인 무늬와 세밀한 질감 때문에 실제 나무를 들여다 놓은 것 같다. 제멋대로 뻗은 나뭇가지에 붙은 수많은 작은 나뭇잎 하나하나의 움직임까지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봄을 맞아 싱그러움을 머금고 막 솟아난 어린 나뭇잎들이 아직은 쌀쌀한 바람을 맞아 파르르 떨기도 하고, 지난 여름 뜨거운 태양과 맞서느라 지친 나무의 어두운 표정이 음영으로 드리워졌다.
이번 전시에선 조각가 국경오씨가 돌이 아닌 나무의 따뜻한 질감을 살려 양각과 음각으로 새긴 새로운 작품'관계'도 만나볼 수 있다. 익산 출생인 최씨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다. 이화정기자 hereandnow81@
△ 서양화가 최석우 나무 그림전 = 11월5일까지 전주 아카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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