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미술거장전이 막을 올린 개막일에 이흥재 관장은 개막 인사말을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1년 가깝게 노심초사하며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전시회를 열게 된 감회가 복받쳤기 때문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비행기로 23시간 걸리는 베네수엘라를 두 차례 방문했다. 거리도 거리지만, 유치 과정에서 자칫 무산될 뻔한 '위기'를 겪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네수엘라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을 빌리기 위해서는 외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데 작품 임대 합의를 하고도 한 달 이상 가타부타 대답이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선거까지 겹쳐 정치적 공세의 대상이 됐다. 5월에 합의한 80여점의 작품을 한국에 빼돌리려 한다는 의혹이 야당에서 제기됐고, 그렇지 않다는 해명이 이루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또 소요됐다. 전북방문의해 이벤트로 꼭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이 관장은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베네수엘라 대사관 한병진 참사관이 많은 역할을 해줬다고 이 관장은 고마워했다. 이 관장이 전주 동암고 교사로 재직 당시 한 참사관의 담임을 맡았었고, 그 인연으로 자신의 일처럼 도와줬단다.
이 관장은 전북을 대표하거나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소장품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작품소장에 대한 중장기적 계획을 재점검해보고 싶다고 했다. 입장료 수입을 씨앗으로 삼아 미술관에 재투자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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