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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무주산골영화제 가보니

야외상영 야영객·주민들 북적 / 청정 이미지와 결합 긍정 평가

▲ 15일 무주 설천면 덕유산 야영장에서 야영객과 주민들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산골에서 영화를 보니 운치 있고 색다른 맛이 있네요."

 

15일 오후 7시30분 무주군 설천면 덕유산 야영장. '야영이 대세'라는 말을 실감케 할 정도로 구천동 계곡은 야영객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하지만 계곡을 따라 500m 정도 올라가자 시계를 거꾸로 돌려 논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무주산골영화제(집행위원장 김 건) '숲' 섹션의 영화 '소중한 날의 꿈'이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야영객들이 준비한 저녁을 들고 하나 둘씩 스크린 앞에 모여 앉기 시작한 것. 70년대 텔레비전이 귀했던 시절 동네 주민들이 한 곳에 모여 홍수환의 복싱경기를 시청했던 장면을 연상시켰다. 그때와 달라진 것은 영화제 측이 무료상영을 실시하면서 '시청료 징수' 시간이 빠졌다는 것 뿐.

 

스크린 바로 뒤 명당(?)자리에 텐트를 친 김정훈씨(48·강원도 원주시)는 "대학교 동기들과 함께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영화 상영이 이뤄져 예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무주산골영화제는 '설렘', '울림', '어울림'을 주제로 천혜의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열린 공간을 스크린 삼아 주민들과 무주를 찾은 이들에게 작지만 의미 있는 소풍 같은 영화제를 표방하며 시작했다.

 

비록 야외상영은 54편의 영화중 10편에 그쳤지만 '청정 지역 무주'라는 공간이 주는 이미지와 영화의 결합은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평을 받았다.

 

이날 무주예체문화관에서 상영된 영화 '엔딩노트'를 관람한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69세의 주인공 도모아키는 정년퇴임을 한 뒤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던 참에 위암을 발견하게 되면서 마지막 인생을 정리해 나간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삶을 영화의 감독이자 딸인 마미 스나다가 기록한 영화다"며 "차분하면서도 치열하게 삶을 마감하는 도모아키를 보면서 내 자신의 삶을 깊게 들여다 봤고 이런 '힐링 영화'가 청정 지역 무주의 콘셉트와도 잘 어우러져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창' 섹션에 출품된 영화 '춤추는 숲'에 출연한 배우 정인기씨도 "영화 '춤추는 숲'은 자본의 논리로 파괴돼 가는 성미산 개발에 맞서 싸우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 무주라는 장소에서 이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영화 외에도 예체문화관 건물 외벽에 '미디어파사드'가 설치돼 관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고 '디제잉파티'와 '여름을 여는 국악콘서트', 스타피쉬·레인보우스테이지 등이 참여한 락공연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영화제의 흥을 더했다.

 

하지만 기존에 나왔던 영화들이 상영되면서 신선함이 떨어졌고 무주군, 무주덕유산리조트, 덕유산 야영장에 분산된 상영장 문제로 관객들의 이동이 거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또 영화보다 화려한 공연 등 다른 볼거리가 관객들의 시선을 빼앗으며 영화를 위한 영화제가 아닌 영화가 곁들여진 축제와 같은 인상도 피할수 없었다.

 

지난 13일 개막한 제1회 무주산골영화제는 5일간 진행된 후 17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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